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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르포] 세계1위 韓조선의 시작…51주년 현대중공업 건조현장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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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3배 면적에 독만 11개…고부가가치 LNG선 화물창작업 한창

현재까지 총 95척의 LNG선 건조…"인력문제로 절대 안 무너진다"

(울산=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지난 22일 울산 동구 방어진순환도로 1000에 위치한 현대중공업[329180] 조선소.

연합뉴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골라앗 크레인
[현대중공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주황색의 골리앗 크레인 아래 건조 중인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눈을 꽉 채웠다. 이 크레인의 높이는 아파트 36층 높이인 109m로, 한 번에 최대 들 수 있는 중량이 1천290t(톤)에 달한다는 현대중공업 직원의 설명이 돌아왔다.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192만평(635만㎡) 넓이의 조선소에는 11개의 독(건조공간)에서 총 47척의 선박이 건조 중이었다. 이중 길이 672m, 폭 92m, 높이 13.4m의 3독에서는 3척이 함께 만들어지고 있었다.

기자들을 태운 버스 옆으로 선박 블록을 실은 트랜스포터가 쉴 새 없이 지나다녔다. 또 총 2만9천200명에 달하는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군청색 작업복과 안전모를 쓰고 철판 야적장과 대조립공장, 엔진공장 등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HD현대[267250]의 조선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한국 조선업의 시발점이기도 한 기업이다.

현대중공업의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은 조선소가 기공되지도 않았던 1971년 그리스 선주 리바노스로부터 26만t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을 수주했고,

현대중공업의 전신인 현대조선은 1972년 3월 23일 이곳에서 현대울산조선소 기공식을 열었다.

거북선을 만든 민족이라며 투자자를 설득해 수주를 따냈던 정 명예회장의 바람대로 현대중공업은 1987년 첫 세계 1위에 오르며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강자로 군림했다.

비록 2015년부터 닥친 극심한 불황과 중국업체의 추격으로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현대중공업은 슈퍼사이클(초호황기) 도래를 맞아 2021년, 2022년 연이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순항 중이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수주량에서 현대중공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0%에 달한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은 현대중공업을 물론이고 한국 조선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 선종이다. 한국은 LNG 운반선에 한정해선 전 세계 발주량의 70∼80%를 독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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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안벽서 건조 중인 현대중공업의 LNG 운반선
[현대중공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마침 이날 1안벽에서는 오는 6월 선주사에 인도되는 17만4천입방미터(㎥)급 LNG 운반선의 마무리 건조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독에서 선체 조립을 마친 선박은 1안벽에서 전기·통신 장비 설치와 선실 내부공간 배치 등을 하게 된다.

공사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14층 높이의 갑판에 오르니 조선소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어 배 내부의 설치된 계단을 오르자 LNG 운반선의 핵심 시설인 화물창이 모습을 드러냈다.

LNG 운반선은 운송하는 LNG가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영하 163도 이하의 온도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화물창은 LNG 운반선의 가장 중요한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선박에는 4개의 화물창이 있었는데 이러한 온도 유지를 위한 1·2차 방벽(차단벽) 작업이 한창이었다.

특히 운반되는 LNG는 액체 상태로 냉각되면 부피가 600분의 1로 줄어들지만, 선박이 움직일 때마다 일정량은 기화될 수 밖에 없다. 기체가 된 LNG를 액체로 만드는 재액화 시설도 화물창을 따라 구불구불 연결돼 있었다.

현대중공업이 창립한 이후 현재까지 건조한 LNG선은 총 95척. 수주잔량(남은건조량·152척) 중 LNG선의 비율도 34.2%에 달한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코로나 사태 후 처음으로 공개된 조선소를 찾을 기자들에게 "요즘 수주도 많이 됐고, 일감도 많이 찼다"며 "스마트 조선소도 만들어지고 있어 2∼3년내로 더 좋은 HD현대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 보였다.

그는 "울산에는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인력을 많이 채용하려고 한다"면서 "인력문제로 조선업이 무너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절대 안 무너지고, 안 무너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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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현대중공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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