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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 무슬림 재외공관장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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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총영사 내정된 푸지아 유니스

파키스탄계 이민자 후손이자 무슬림

"소녀들이 편견·차별에 맞서 싸우길"

“코로나19로 고생하시다가 최근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오늘의 저를 꼭 보셔야 했는데….”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무슬림 여성이 재외공관장에 임명됐다. 파키스탄계 영국인으로 이슬람교를 믿는 푸지아 유니스가 주인공이다. 그는 자녀들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부모, 특히 어머니에게 영광을 돌렸다.

26일 영국 및 파키스탄 언론에 따르면 그동안 파키스탄 주재 영국 고등판무관실에서 홍보 담당 책임자로 일해 온 유니스가 최근 인사에서 캐나다 토론토 주재 총영사로 영전했다. 파키스탄은 영연방 회원국이고 이들 회원국끼리는 대사관 대신 고등판무관실을 둬 운영한다.

세계일보

영국 외교관으로 최근 캐나다 토론토 주재 총영사에 내정된 푸지아 유니스. 파키스탄계 이민자의 후손인 그는 영국 외교부 역사상 무슬림 여성으로는 처음 재외공관장이 되었다. 유니스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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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무슬림 여성이 재외공관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매체들은 일제히 보도했다. 토론토는 캐나다 제1의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로서 자연히 그곳을 관할하는 총영사의 권위는 상당하다.

유니스는 영국 버밍엄에서 파키스탄인 이민자 사이에 태어났다. 파키스탄은 1947년 독립할 때까지 오랫동안 인도와 더불어 영국 식민지배를 받았으며, 그래서 영국에는 수많은 파키스탄계 주민이 살고 있다. 리시 수낵 현 총리 역시 비록 종교는 이슬람교가 아닌 힌두교이지만 파키스탄계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

유니스는 우르두어(파키스탄과 인도 북부에서 사용되는 언어)와 펀자브어(인도와 파키스탄에 걸친 펀자브 지역의 공용어)에 모두 능통하다. 버밍엄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각각 학사, 석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외교부에 들어간 뒤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에서 근무했다. 약 3년 전부터 파키스탄 주재 영국 고등판무관실에서 일해왔다.

토론토 주재 총영사 내정 소식을 듣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유니스는 “직장에 면접을 보러 갈 때 새벽 4시에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주신 아버지, 그리고 대학생이던 18살 때 늦은 시간인데도 귀가하는 나를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려주신 어머니께 이 영광을 바친다”며 “특히 어머니가 오늘의 나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게 한스럽다”고 토로했다. 유니스를 포함해 네 자녀를 성공적으로 교육시킨 그의 어머니는 얼마 전 코로나19로 별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영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편견, 인종차별, 남녀차별 등에 시달리는 어린 소녀들을 향해 “결코 주눅들지 말자. 누구나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영국과 영국 국민들을 대표해 봉사할 것”이라며 “그를 통해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꿔 나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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