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공시가격 전년 대비 18.6% 하락…역대 최고 수준
기재부, 종부세 세 수입 5.7조 전망…"정확한 추산은 불가능"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도심의 모습. 2022.12.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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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전국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올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수가 적게는 1조원, 많게는 2조원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경기침체로 세수 자체가 줄었고 세수진도율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18.6% 하락했다. 이는 2005년 공시가격 조사·산정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자 10년 만의 하락세 전환이다.
특히 역대 공시가격이 하락했던 시기(2009년 -4.6%, 2013년 -4.1%) 등과 비교해도 약 14%포인트(p) 더 낙폭이 크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2일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해 "그간 정부의 시장안정 노력 및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지난해 들어 주택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했고 공시가격 산정 시 적용하는 시세 반영비율을 2022년 71.5%에서 올해 69%로 2.5%p 하향 조정한 데 기인한다"고 밝혔다.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종부세 세수 감소는 피하기 힘들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정부는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을 6억원에서 9억원(1가구 1주택자는 11억원→12억원)으로 올리고, 조정대상지역 2주택 및 과표 12억원 이하 3주택 이상에 대한 중과를 폐지한 바 있다.
또 종부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정시장 가액비율을 95%에서 역대 최저치인 60%로 낮췄다. 공정시장 가액비율은 종부세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비율로 정부가 시행령을 통해 60~100% 사이에서 조정할 수 있다. 공정시장 가액비율이 낮아지면 종부세 세 부담도 그만큼 줄어든다.
기재부는 올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종부세 세 수입이 5조7000억원 규모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6조8000억원)과 비교해 약 1조1000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여기에 대통령실은 이보다 더 큰 폭인 2조5000억원 감소를 전망했다. 변수를 제외해도 약 1조~2조원 가량의 세수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민간 소비를 나타내는 2023년 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103.9로 2020년 12월(101.0) 이후 가장 낮다. 고금리·고물가에 고용둔화까지 겹치며 실질 구매력이 약해진 영향으로 소비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2023.3.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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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하강 국면으로, 정부는 세수 확보가 비상인 상황에 놓여있다. 기재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3월호'를 보면 올해 1월 말 기준 국세 총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6조8000억원 감소한 4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어려운 경기에 내수가 부진했고 세금 납부 유예가 늘어난 영향이다.
세수 진도율도 좋지 않다. 1월 기준 국세 수입 예산 대비 진도율은 10.7%로 2005년 1월(10.5%) 이후 18년 만에 가장 낮았다. 공정시장 가액비율을 평시 수준인 80%로 높여 종부세 감소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정부는 공정시장 가액비율을 상향하는 방안은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종부세 세수 감소분을 산정하는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종부세는 11월에 고지하고 12월에 내는데 납부 유예 제도가 있어 분납하는 분들이 많다"며 "해를 넘겨 낼 수도 있기 때문에 올해 세수를 추산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주택변동 현황 등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공정시장 가액비율을 정상화하는 건 적절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세수가 줄어들 것 같으니 가액비율을 인상하자는 건 바람직한 세제 운영 방향이 아니고 비정상적으로 낮춘 것을 정상화하는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보유세 부담 완화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만큼 종부세 세수가 줄더라도 이를 다시 올려선 안 되고 다른 세금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s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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