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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버둥대다 말라 죽은 뱀장어 떼… 뉴질랜드 목장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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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뉴질랜드 캔터베리 지역 한 개인 목장으로 밀려 들어온 뱀장어떼가 죽은 채 널려 있는 모습. /RNZ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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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하천 범람으로 민물장어 수천 마리가 떼죽음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각) 라디오뉴질랜드(RNZ)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캔터베리 지역 한 개인 목장에서 시커먼 생물체가 주변을 가득 메운 끔찍한 광경이 포착됐다.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장어 수천 마리가 밀려 들어와 말라 죽은 것이었다.

목장 주인 팀 샌슨은 “근처에 뱀장어들이 산란할 때 이동하는 시냇물이 흐르고 있다”며 “만조 때 수위가 높아진 시냇물이 목장으로 범람하면서 장어떼가 밀려왔다. 1년 전부터 바닷가 방조제가 부서져 있었고 당국이 이를 고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어떼가 목장을 새카맣게 덮고 있던 풍경은 정말 끔찍했다”며 “바닷물이 들어오면서 농장도 큰 피해를 봤다. 소금물이 집 안까지 침범할 뻔 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공개된 사진을 보면 현장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장어떼 사체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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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 관계자들과 당국 공무원들이 장어떼를 구조하는 모습. /1뉴스 보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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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슨은 땅에 올라와 옴짝달싹 못 하던 장어 500마리 정도를 바다에 풀어줬지만, 수천 마리는 손쓸 새 없이 말라 죽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체들을 이런 식으로 죽게 해서는 안 되는데, 어쨌든 갈매기들에게는 잔칫날과 같았다”고 말했다.

캔터베리 지역 당국도 공무원들을 동원해 장어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벌였다. 자원봉사자들도 현장을 청소하는 일에 돌입했다. 이에 일부는 다행히 산 채로 헤엄쳐갔지만, 수천 마리는 그대로 죽어버려 처치 곤란 신세가 돼 버렸다.

현장 점검을 맡은 리 크리스피 캔터베리 지역 의회 의원은 “1년 중 이맘 때 민물장어가 바다로 이동할 때 생기는 자연 현상 중 하나로, 조류와 간만의 차이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앞으로 전담 직원을 배치해 최대한 개인 사유지가 피해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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