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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사우디, 이란 이어 시리아와도 관계 정상화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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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소식통 "내달 하순 대사관 개관"
"시리아, 아랍연맹 복귀 가시권" 관측
한국일보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로 알려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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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에는 시리아와도 관계 회복을 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시리아 측 소식통은 "사우디와 시리아가 다음 달 하순에 돌아오는 이슬람 명절 이드 알-피트르에 (상대국) 대사관 재개관을 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걸프 지역의 고위 외교 소식통도 "시리아의 고위 정보 관리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수일간 체류하면서 대사관을 곧 재개설한다는 합의가 타결됐다"고 전했다.

이번 소식은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가 그동안 앙숙 관계였던 '시아파 맹주' 이란과 외교 정상화에 합의한 지 불과 2주 만에 나온 것이다. 역내 다른 소식통은 "시리아의 핵심 동맹인 이란이 사우디와 역사적인 관계 복원을 합의한 게 사우디-시리아 간 접촉에도 가속도를 붙이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시리아는 2011년 내전 발생 후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에서 퇴출당했다. 아랍권과 서방 국가들은 반정부 시위에 대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강경 진압을 내전 원인으로 지목하고 내전 초기에는 반군을 지지했다. 그러나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아사드 대통령은 러시아와 이란 등 우방국의 군사 지원으로 국토 대부분을 다시 장악했다. 아랍 국가들은 최근 수년간 아사드 정권과의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여 왔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해 3월에 이어 이달에도 아사드 대통령을 초청하는 등 시리아와의 관계 복원에 공을 들여 왔다.

사우디와 시리아의 관계 회복은 사우디-이란 외교 정상화가 중동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다만 아랍권 동맹들과 시리아 간 관계 회복을 반대해 온 미국의 대(對)중동 영향력에는 적잖은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앞서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은 이달 초 아사드 정권과의 관계 회복이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사우디와 시리아의 관계 개선을 계기로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도 가시권에 들어올 전망이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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