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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세계 톱10 학과에 한국 5년째 ‘0′... 싱가포르 19개, 中 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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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세계 대학평가 1594개大 54개科 순위

조선일보

서울대 화학부 실험실에서 유기분석 실험을 하는 모습. 서울대는 2023 QS 세계대학평가 전공별 순위에서 화학 분야 국내 대학 최고인 27위에 올랐다. /서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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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글로벌 대학평가 기관 QS(Quacquarelli Symonds)는 22일 ‘2023 세계 대학 평가 전공별 순위’를 발표하고 인문학·공학·생명과학·자연과학·사회과학 등 5대 학문 분야(학부)와 54개 세부 학과별 대학 순위를 공개했다. 전 세계 94개 지역(국가)의 1594개 대학을 평가한 결과다.

국내 대학의 가장 우수한 성적은 현대언어(영어 제외 언어) 전공에서 서울대가 기록한 15위다. 우리 대학에서 ‘톱10′ 전공이 나온 것은 2018년 서울대 체육교육학과가 스포츠 관련 전공 10위에 올랐던 것이 마지막이다. 우리 대학이 최상위권 진입에 실패하는 이유로는 해외 학자들이 많이 인용하는 영향력 있는 논문을 생산하지 못하고 국제 네트워크도 약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학에 투자가 부족하고 연구의 질(質)보다 양(量)을 따지는 학계 풍토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대학 관계자는 “한국 대학은 중국 대학 등에 비해 돈도 부족하고 논문도 질보다 양에 치중하고 있다”며 “대학 경쟁력 약화가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기초 과학·공대 하락세 두드러져

5대 학부 순위에서 우리 대학은 70번 이름을 올렸는데 이 중 절반이 넘는 37곳은 작년보다 순위가 떨어졌다. 11곳은 작년 순위를 유지했고, 22곳만 상승했다. 4곳은 이번에 처음 순위권에 들었다.

미래 경쟁력이 걸린 공학·기술 분야 하락세가 올해도 이어졌다. 5대 학문 분야 중 공대 순위에서 KAIST는 20위에서 24위로, 서울대는 34위에서 36위로 떨어졌고 고려대(76→88위), 성균관대(129→137위)도 고전했다. 포스텍(79→72위), 연세대(96→86위)가 체면 유지를 했고 한양대는 작년과 같은 106위를 기록했으나 5~6년 전보다는 낮은 순위다. 지난 2018년의 경우 전체 공대 순위에서 KAIST가 세계 15위, 서울대가 16위였고 포스텍(44위)과 고려대(48위)도 톱50에 이름을 올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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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순위는https://www.topuniversities.com/subject-rankings/2023 에서 볼 수 있음


자연과학 학부 순위에서도 국내 대학 순위가 일제히 떨어졌다. 서울대는 29위에서 36위로, KAIST도 47위에서 61위로 하락했다. 포스텍(96→110위)과 고려대(90→139위)는 100위 밖으로 밀려나는 등 부진했다. 특히 반도체와 밀접하게 관련된 재료과학은 KAIST만 20위에서 18위로 올랐고 서울대(18→22위), 포스텍(33위 유지), 성균관대(46→58위) 등 대부분이 고전했다. 반도체 관련 학과 교수는 “반도체 관련 연구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양적 성장에 비해 원천기술 투자는 영미권 대학에 비해 부족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국립대 기획처장은 “중국은 대학 주식회사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교육과 연구에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데, 우리나라는 서울대마저도 정부 출연금만 바라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논문 영향력·국제 네트워크 약해

반면 싱가포르와 중국 등 다른 아시아 주요 대학들은 세계 최상위 수준의 경쟁력을 보였다. 싱가포르에선 19개 대학이 전공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8개, 일본·홍콩은 3개, 마카오도 1개 대학이 최상위권에 들었다.

QS 벤 소터 부사장은 “최상위권에서 한국이 싱가포르나 중국 등 아시아 경쟁국에 뒤처진 것은 글로벌 평판이 상대적으로 낮고 국제적 다양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QS는 전공별 순위를 매길 때 ①학계 평판 ②졸업생 평판도 ③논문 피(被)인용 수 ④H지수(논문 생산성·영향력)를 따진다. 5대 학부 평가에서는 국제 학술 네트워크도 본다. 전공마다 배점이 다르지만 전 세계 15만명 학자들을 설문한 ‘학계 평판’이 40~60%를 차지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우리 대학에서는 전 세계 학계가 주목하는 연구가 많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QS에 따르면 논문당 피인용 횟수에서 한국 대학 평균은 77점(100점 만점)으로 10위권 대학 평균 85점에 비해 낮았다. 연구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논문 피인용 횟수는 학계 평가와 국제 네트워크 등 다른 평가 지표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국내에서도 교수 승진이나 정년보장 평가 때 논문 수만 따질 것이 아니라 해외 학회에서 논문상을 받았는지 등 국제적인 영향력과 인지도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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