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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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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 실천 사업장 찾은 고용장관 “연차 충분히 보장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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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0일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과 관련해 “휴가를 갈 수 있어야 실근로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며 자유로운 연차휴가 사용의 보장을 독려했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한 시뮬레이션 플랫폼 개발업체 ‘이에이트’를 방문해 간담회를 갖고 “연차휴가는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이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일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 있는 시뮬레이션 기반 가상모형 플랫폼 기업인 이웨이트를 방문해 가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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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주 최대 69시간까지 연 단위로 근로시간을 유연화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일이 많을 때 몰아서 일하고, 쉴 때 몰아서 쉬자’는 취지지만, 근로자의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장관의 발언은 개편안이 실 근로시간을 늘어나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관련해 보완 장치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근로시간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근로자들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근로시간저축계좌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근로시간저축계좌제는 연장, 야간, 휴일근로를 적립해 휴가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근로자는 연장근로에 따른 보상을 임금이나 휴가로 적립할 수 있게 된다. 저축계좌에 적립된 휴가를 개인의 연차휴가와 붙여서 사용하면 ‘제주 한달 살기’와 같은 장기휴가나 자기계발도 가능해진다.

이 장관은 “현재 우리나라 근로자는 평균적으로 자기 연차의 76%를 쓰고 있다”며 “전 직원이 모든 연차를 소진하는 기업은 40.9%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연하게 근무시간을 바꾸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일하는 방식의 효율을 높여 휴가 사용이 쉬워질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유연한 근무 문화를 실천하고 있는 이에이트의 사례를 소개했다. 근로자가 80여명인 이에이트는 직원의 90%가 MZ(1980년 대초∼2000년대 초 출생)세대이며, 노사 간 소통을 통해 근무혁신 성과를 이뤄내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유연근무제로서 오전 8~10시 사이 시차 출퇴근제를 도입해 근로자가 자신의 일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출퇴근하고, 개인 사정이 있을 때에는 재택근무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이러한 유연근무와 함께 근로자들이 눈치보지 않고 연차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책을 통해 휴가를 장려하고 있다. 연차사유 작성 폐지, 반차제도 및 샌드위치데이 운영 등 연차사용 활성화와 함께 리프레시 휴가(3년 단위 3~5일), 장기근속 휴가(5년 단위 5일 등)를 부여해 직원들이 재충전하면서 일할 수 있도록 한다. 그 결과 지난해 이 회사 전 직원들의 연차휴가 소진율은 100%였다고 이에이트는 설명했다.

이 장관은 “이에이트의 유연한 근무방식 및 선진적인 연차 제도는 매우 바람직하며, 추가적인 근로시간 선택지를 넓혀서 노사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근로시간 개편 당위성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실근로시간 단축이 가능해지도록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을 토대로 다양한 보완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근로시간 개편 전반에 대한 소중한 의견을 주시면 향후 개편안 보완 시 적극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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