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영유아 괜찮지만… 전문가 "기저질환자는 맞아달라" 당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는 21일 생후 6개월에서 4세 미만 영유아의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50일째를 맞지만 이 연령대 접종률이 0.1% 미만으로 여전히 저조하다. 대다수 국민이 더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데다가 학부모들이 접종 후 이상반응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아감염·감염내과 전문가들은 면역억제·항암 치료를 받거나 중증 뇌성마비 환자 등 고위험군 영유아는 반드시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까지 생후 6개월에서 4세 미만 영유아의 코로나19 백신 누적 접종자 수는 825명이다. 이날 새롭게 9명이 접종 예약을 신청하면서 누적 예약은 1116건을 기록했다.
해당 연령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지난 1월30일부터 사전 예약을 받으며 시작됐다. 오는 21일이면 접종을 시작한 지 50일이 된다. 그러나 좀처럼 접종률과 예약 건수가 오르지 않는 모양새다. 이달 초 기준 국내 4세 이하 인구는 114만2310명이다. 4세 이하 인구수 대비 접종자 수 비율은 약 0.07%다.
접종률이 부진한 이유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이미 끝났다는 대중적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부터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없어진 데다가 그동안 최소 한 번 이상 코로나19에 걸리면서 면역력을 획득했기 때문에 접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질병관리청과 소아감염 전문가들의 입장은 분명하다. 건강한 영유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선택이다. 그러나 기저질환이 있거나 면역이 약해진 '고위험군' 영유아라면 백신 접종을 강하게 권고한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과 캐나다, 일본 등 많은 국가에서 고위험군 영유아를 보호하기 위하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행 중이다. 미국의 경우 이달 초까지 200만명 영유아가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1회 접종했다.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장기간(14일 이상) 복용했거나, 혈액암 등으로 항암 치료를 받는다면 고위험군 영유아다. 또한 면역억제 치료, 골수·조혈모세포 이식, 장기이식, CAR-T 세포 치료 등을 받고 있다면 고위험군에 속한다. 만성폐질환, 만성심장질환, 만성간질환을 앓거나 중증 뇌성마비 혹은 다운 증후군과 같은 장애가 있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권고된다.
영유아는 감염 이후에도 본인의 증상을 말로 잘 설명할 수가 없다. 성인과 달리 효과적인 코로나19 치료제도 제한적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0세에서 4세 사이 영유아의 코로나19 중증·사망 위험은 5세 이상 소아·청소년보다 높다. 국내 영유아 사망자는 모두 코로나19 진단 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6일 이내에 사망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엔데믹 상황에서 면역력이 없는 새로운 인구 집단이 바로 새로 태어나는 영유아"라며 "4세 미만 영유아는 코로나19에 의한 크룹(Croup·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이나 열경련 등으로 입원율이나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김윤경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소아감염학회 홍보이사)는 "기저질환이 있고 감염력이 없는 고위험군 아이라면 가능하면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며 "지금 문제는 일반 영유아가 접종을 안 하는 게 아니다. 고위험군 아이조차 백신을 적게 맞는 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만 6개월에서 4세 미만 영유아를 대상으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0일 서울의 한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에 백신 접종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이번 접종에는 영유아용으로 허가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사용한다.2023.2.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영유아용 백신은 화이자의 '코미나티주'가 유일하다. 코미나티주는 생후 6개월 이상 4세 미만 영유아 1254명(접종군 873명, 위약군 3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시험에서 73.2% 예방효과를 보였다. 2~4세에서 보고된 접종 후 이상반응 중에서는 '주사 부위 통증과 피로'가 40%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6개월 이상 23개월 미만 아이에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자극과민성'과 '졸음', '식욕감퇴' 등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학부모가 이상반응을 우려해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다. 이에 김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초창기에는 워낙 대규모로 접종하다 보니 연관된 반응이 아닌 것도 이상반응으로 수집된 상황이었다"며 "팬데믹 이후 3년 가까이 쓰면서 단기 이상반응 측면에서는 사용 가능한 백신이라는 자료가 쌓였다. 이익과 위험을 따졌을 때, 기저질환자에게 접종을 권고하는 이유이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16일까지 영유아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보고된 이상반응 접수는 0건이었다.
다만, 김 교수는 20~30년 이상의 장기 이상반응과 관련해서는 "mRNA가 새로운 방식의 플랫폼이기 때문에 아직 쌓인 근거가 없어 얘기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