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무릎관절염은 건강 백세시대의 복병이다. 체중을 지탱하는 무릎 연골이 모두 닳아 없어지면 뼈와 뼈가 부딪쳐 생기는 통증으로 두 다리로 걷기 어려워진다. 구부리고 펴는 무릎이 아프면 삶도 힘들어진다. 요즘엔 인공관절로 망가진 무릎을 대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무릎 인공관절은 제대로 된 한 번의 수술로 평생 쓰는 것이 가장 좋다. 판교 TK정형외과 김태균 원장에게 무릎 인공관절 수술 전 알아야 할 사항에 대해 들었다. 그는 아시아인 최초로 정형외과 분야 권위 있는 학술지인 CORR(Clinical Orthopaedics and Related Research) 부편집장을 맡았다.
판교 TK정형외과 김태균 원장은 “무릎이 아프면 활동 범위가 줄면서 삶도 힘들어진다”며 “60세 이후 무릎 통증이 심하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
-나이가 들수록 무릎 건강이 중요해지는 것 같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에 퇴행성 관절염 치료는 삶의 질을 확보하는 데 꼭 필요한 조치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을 방치하면 통증으로 독립적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남과 교류할 기회가 줄면서 우울증을 동반한다. 통증으로 신체 활동량도 줄면서 뼈가 약해지고 골다공증 위험도 커진다. 뼈와 뼈를 연결하는 관절을 지탱하는 근육도 위축돼 무릎 통증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을 겪는다. 운동 등 신체 활동량이 줄어 당뇨병·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 악화하기도 한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이 부르는 연쇄 작용이다. 전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통증을 참기보다는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유리하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의학적으로는 무릎 연골이 70%가량 닳아 없어진 3기 이후부터 고려한다. X선 사진에서 위아래 무릎뼈가 거의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약물·물리 치료 등 비수술 치료를
12주 이상 받아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하면서 나이도 60세는 넘어야 한다. 인공관절은 잘 관리하면 30년 이상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수명에 제한이 있어 60세를 넘겨서 하는 것이 안전하다. 얼마나 아파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면 하루 24시간 중에서 무릎이 아파 괴로운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생각해 보면 쉽다. 가끔 불편한 정도면 수술을 미뤄도 되지만 무릎 통증으로 온종일 괴롭다면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촉박하게 결정할 필요는 없다. 한두 해 정도 늦어도 생명에 지장을 주지도, 증상이 심해도 불구가 되는 건 아니다. 차분하게 인공관절 수술을 결정해도 된다.”
-삶을 보살핀다는 진료 철학이 인상적이다.
“인공관절 수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통증 없이 두 다리로 걸으면서 무릎이 아프기 전 생활로 복귀하는 것이다. 통증 감소, 무릎 기능 회복, 변형 교정 등 개별적으로 어느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파악해 맞춤형 치료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의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환자 중심적 케어는 치료 만족도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한 번의 인공관절 수술로 편안하게 평생 쓸 수 있는 것이 가장 좋다. 안전하면서 정확한 인공관절 수술도 중요하다. 다리 중심축 정렬을 오차 없이 맞추고 인대 균형을 살피면서 인공관절을 이식한다. 특히 인공관절 수술 연령이 70대인 점을 고려하면 빠른 처치가 중요하다. 수술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심장·폐 부담이 커져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의학이 발전하면서 인공관절 분야 새로운 기술이 소개되고 있지만, 주요 학회에서는 효과 검증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인공관절 수술 전 전신 상태 관리도 신경 쓴다고 들었다.
“안전한 수술을 위해서다. 전신 상태가 좋을수록 인공관절 수술 예후도 긍정적이다. 정형외과 분야 이해도가 높은 내과 전문의 협진 체계가 갖춰져 있는지 살펴야 하는 이유다. 현 상태에서 최상의 신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담배를 피운다면 적어도 수술 전 한 달은 금연을 유도하고, 당뇨병·부정맥 등 만성질환 조절에도 더 신경 쓰도록 조언한다. 수혈 위험이 높은 빈혈 관리도 수술 전 점검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인공관절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감염 등 여러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수술 후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회복을 돕는 재활 치료다. 대부분의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는 통증으로 외부 활동을 꺼려 하체 근력이 약해져 있는 상태다. 인공관절 수술이 잘 됐어도 재활에 소홀하면 무릎이 뻣뻣하게 굳을 수 있다. 수술 직후부터 서서히 무릎을 구부리고 펴면서 관절 가동 범위를 늘려주는 데 집중한다. 두 발로 평지를 걸으면서 하체 근력을 키워야 한다. 통증을 줄여주고 무릎 움직임과 근력을 빠르게 회복하는 데 좋다. 인공관절 수술 후 6개월까지는 회복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게 좋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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