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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친절한 경제] 일본 수출 제한 풀린다는데…우리 반도체, 정확히 어떤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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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7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제 한일정상회담에서 경제 분야 성과도 좀 있었어요. 일본이 큰 파장을 몰고 왔던 반도체 주요 부품 수출 제한 조치를 해제를 했는데 이게 우리 반도체 산업에 어떤 영향을 좀 미칠 것 같습니까?

<기자>

일단 우리 관련 기업들이 사업하는 데 있어서 예전만큼 편리해지는 면이 생기는 게 가장 큽니다. 재고관리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4년 전 일본의 수출 규제는 크게 2가지로 나뉘었었습니다.

우리나라 반도체 공정에 꼭 필요한 세 가지 핵심 소재에 대해서는 수출 규제, 그리고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화이트리스트, 백색국가 배제 이때 현장의 불안감이 굉장히 컸습니다.

처음에는 당해본 적이 없던 일이라 이게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다들 당황했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까 일본의 수출제한은 우리나라에 물건을 팔지 않겠다는 게 아니었습니다.

수출 금지가 아니라 수출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거였고요. 여차하면 안 팔 수도 있다. 언제든 공급을 끊을 수 있다는 일종의 압박 장치였던 겁니다.

그렇다 보니까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로 우리가 일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소재나 부품들의 수입선을 다변화하거나 국산화하려는 노력도 우리가 정말 많이 했죠.

하지만 하루아침에 다 되는 건 아니다 보니까 일본에서 들여와야 하는 소재나 부품들은 살 때 한꺼번에 많이 사는 게 굳어졌습니다.

덜 필요할 때는 좀 줄이고 필요할 때 많이 사고 그때그때 맞춰 사는 게 제일 좋은데 일본 정부의 규제 때문에 수출 과정이 전보다 복잡해지다 보니까 재고를 껴안더라도 한 번 살 때 충분히 사서 쟁여두고 써야 일본 쪽 거래처의 부담도 덜었고요.

우리도 불안하지 않았거든요. 이런 걸 앞으로는 이전처럼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앵커>

아까 권 기자가 이야기했지만 지난 4년 동안 수출 규제 때문에 우리도 일본 소재나 부품에 대한 의존도를 좀 줄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좀 약간 줄어든 측면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우리가 일본에 예전에는 절대적으로 의존했던 핵심 소재 3가지 반도체 표면을 깎아내거나 불순물을 제거할 때 쓰는 고순도 불화수소 가스, 그리고 포토레지스트.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는 동그란 원반처럼 생긴 웨이퍼 위에 빛으로 패턴을 그려내서 잘라내는데요. 그 밑그림 역할을 해주는 소재입니다. 언뜻 보면 물 같습니다.

그리고 접었다 폈다 하는 휴대폰 화면 만들 때 꼭 필요한 재료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이 3가지 품목들을 일본 수출 규제 전까지 일본에 많이 의존했습니다.

특히 포토레지스트는 93%까지 일본에 의존했는데요. 국산화가 참 어렵지만 그래도 계속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요.

수입선을 다변화해서 70% 후반대까지로 일본의 비중을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굉장히 큰 변화입니다.

일본이 이렇게 3가지 품목을 딱 골라서 수출규제 대상으로 삼았을 때는 우리가 일본 소재를 대체하기 어려울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던 건데요.

물론 하루아침에 다 벗어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굉장히 빠르고 효율적으로 우리는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를 이뤄왔습니다.

반대로 일본의 소재 기업들 중에서 한국으로의 수출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던 특화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이제 수출규제 해제로 기업들이 겪어온 불편이 사라지겠지만 그동안 어렵게 진행돼 온 국산화 노력을 줄이는 계기가 되면 안 되겠습니다.

일본 안에서도 한국이 이제 와서 일본 소재로 예전으로 돌아가진 않을 거라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까지는 일본의 수출 제한, 그러니까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제한에 대한 이야기를 쭉 들어봤는데 이거 말고 하나 더 있잖아요. 화이트리스트 국가에 우리를 명단에서 일본이 뺐는데 이것도 다시 복원이 됐죠. (이거는 이제 할지 말지 의논을 하겠다고.) 할지 말지 의논을 하겠다는 거죠. 어떤 내용인지 좀 알려주시죠.

<기자>

백색국가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는 한마디로 수출할 때 우대를 하는 나라들입니다. 상대방 나라 입장에서 편안하게 수출 절차를 매끄럽게 해놓은 나라들인데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올라있는 국가가 20개가 넘습니다.

그러니까 일본과 교역하는 거의 웬만한 나라들이 다 백색국가로 분류돼 있는데, 우리는 4년 전 이후로 거기서 빠져있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와 일본의 교역이 정말 기본까지 돌아왔느냐, 이걸 가늠하는 바로미터는 이번에 우리가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오르느냐 이걸 보는 게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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