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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종로, 고용준 기자] 지난 2019년 서울 종로에 위치한 롤파크 LCK아레나가 개장하면서 경기 내적으로 달라진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코치박스다. 프로야구의 덕아웃과 비슷한 개념의 코치박스는 기존 e스포츠 경기장 대기실과 달리 경기 영상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코치스태프들에게 생생하게 들려주면서 더욱 세심한 피드백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브리온과 리브 샌박의 스프링 2라운드 경기가 열린 지난 15일. 2세트에 돌입한 직후 브리온의 코치박스 분위기는 점점 더 심각해질 수 밖에 없었다. '엄티' 엄성현이 봇을 향해 '미아' 콜을 들려줬지만, 애써 들려오는 콜을 외면 하듯 상대에게 킬을 헌납했다. 수십 아니 수백번을 강조해왔던 '소통'의 약속을 가볍게 묵살하는 선수의 반응을 묵묵하게 듣던 브리온 최우범 감독은 허탈한 표정으로 씁쓸한 헛웃음을 지었다.
결국 최우범 감독이 이끄는 브리온은 또 무너졌다. 9주차에 배정된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해 하위권 순위 경쟁에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최우범 감독의 계획은 허무하게 수포가 됐다.
브리온은 15일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리브 샌박과 2라운드 경기서 0-2로 패했다. 6주차 한화생명과 2라운드 1-2 패배로 시작된 연패가 '7'로 늘어나면서 마지노선으로 정했던 7위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시즌 13패(4승 득실 -16)째.
7연패의 충격이 큰 탓이었을까. 스프링 시즌 인터뷰 내내 선수들을 달래기도 해보고, 쓴 소리로 일침을 가하기도 했던 최우범 감독은 시종일관 허탈한 표정으로 수심이 가득했다.
최우범 감독은 "리브 샌박과의 경기, 사실 이긴다는 생각을 가지고 왔었다. 하지만 결과는 2패를 해버렸다"고 낙담하면서 "1세트는 우리가 좀 밴픽적으로 잘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반대로 2세트는 우리가 지면 안되는 조합 상황이라 생각했었다. 2세트를 진 건 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침통한 얼굴로 경기를 총평했다.
이어 최 감독은 "아무리 얘기를 해도 콜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코치박스에서 선수들의) 보이스를 다 듣는데 정글 내려간다고 해도 그냥 죽고 너무 답답했다. 2세트 같은 경우 너무 화가났다. 도대체 이야기를 해도 죽고, 내려준다고 말을 해도 죽고 답답한 상황이었다"며 타들어가는 자신의 심정을 언급했다.
브리온은 2세트,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조합을 구성한 의도와 달리 일방적으로 끌려가면서 8000골드 가까이 열세로 몰렸다. 그러나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반격에 성공하면서 역전승을 눈 앞에 두는 상황까지 경기를 끌고갔다. 하지만 한 번의 반전이 더 기다리고 있었다. 불리함을 극복하고 팀의 강점인 조직력을 발휘 못하고 흔들렸고, 결국 장로 드래곤앞 한타에서 대패하면서 승부를 내주고 말았다. 이 과정을 지켜본 최우범 감독의 심정은 그야말로 까맣게 타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그전에 나온 (선수들의) 행동들이 프로 경기에서는 나오면 안되는 상황이 많이 나왔다. 2세트에서만 크게 3~4번 나와 제일 화가 났다. '이야기를 안해줘서 죽는 상황은 그럴 수 있다'고 항상 생각하는데 이야기를 다 해주는 '언제 언제 간다'고 해주는 말에도 미니언 하나 잡겠다고 승부 자체를 바꾸는 의사 결정이 정말 속탄다. 그런 상황들이 안 나왔으면 우리가 쉽게 경기를 종합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그냥 '공짜 킬'들이 상대 정글에게 넘어가면서 경기가 너무 불리하게 진행됐다."
최우범 감독은 "이제 스프링시즌 한 경기가 남았다. 마지막 경기 역시 항상 똑같은 마음가짐이다. '꼭 이긴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하지만 오늘 경기처럼 하면 사실 못 이긴다고 생각한다. 말을 아무리 해도 바뀌지 않는게 좀 슬프다. 화가 난다고 하기 보다 너무 실망한 것 같다"며 자조섞인 목소리로 침통함을 숨기지 못했다.
2라운드 1승 7패. 7연패로 바닥까지 분위기가 가라앉은 브리온. 시즌 최종전인 농심과 경기서 흐트러졌던 팀 분위기 반전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지 주목된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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