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축소 가능성 커져]
정부가 5월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2019년 유류세 환원 사례를 고려하면 인하폭을 현재의 절반 가까이 줄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금융시장 불안,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에 따른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변수다.
14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유류세 인하의 단계적 정상화 방침을 정하고 업계·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류세는 휘발유·경유 가격에 붙는 세금으로 교통세(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6%)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는 현재 휘발유 25%(인하분 205원), 경유 37%(212원)를 낮춰 적용 중이다. 이러한 방침은 내달 말까지 시행된다.
유류세 인하는 2021년 11월부터 시작됐다. 정부는 당시 유류세 20% 인하(휘발유 164원·경유 116원)를 시행했다. 이후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 안팎으로 치솟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하폭을 37%(휘발유 304원·경유 212원)로 늘렸다.
최근 기름값 안정세를 고려하면 정부가 5월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 1년여간 지속된 유류세 인하에 따른 세수 손실도 고려 요인이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3.2.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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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리터당 전국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1596.30원, 경유 가격은 1546.73원이다. 유류세 인하폭 조정을 고려하더라도 지난해 같은 기간(3월 15일 휘발유 2000.95원·경유 1912.14원) 대비 크게 안정된 수준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확대된 에너지 수급난이 가라앉으며 경유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5월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3~4개월 단위로 한 차례 연장하되 인하폭은 절반 수준으로 줄여나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유류세 환원 방식을 참고하면 그렇다.
정부는 유류세를 2018년 1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15% 인하했다. 이후 2019년부터 유류세를 단계적으로 환원했다. 같은 해 5~8월 말 인하율을 7%로 절반 수준 낮춰 운용했다. 이후부터는 유류세를 정상 세율로 되돌렸다.
정부가 5월부터 휘발유·경유 유류세 인하폭을 20%로 낮춘다고 가정하면 현재보다 기름값이 리터당 휘발유 40원, 경유 100원 수준 오르게 된다. 다만 이러한 유류세 정책 결정에 있어 유가 불확실성은 변수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폭 결정 시 국제유가 등 대외 변수를 고려하고 있다.
전날(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2.45%(1.88달러) 떨어진 74.80달러에, 국내 주 수입 유종인 두바이유는 배럴당 1.39%(1.15달러) 하락한 81.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금융권 위기로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며 원유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다.
반대로 유가를 들어 올릴 요인도 적잖다. 한국은행은 '최근 글로벌 원유시장 주요 수급요인 점검' 보고서에서 "유가가 수요둔화 우려와 중국 리오프닝(경제 재개) 기대가 교차하며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으나 향후 러시아 원유공급 상황과 중국경제의 재개 양상에 따라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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