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내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유전 탐사기업 코노코필립스의 '윌로 프로젝트'를 일부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코노코필립스는 애초 알래스카 국립석유보호구역(NPR) 내에서 최대 5개의 원유 시추 용지 개발을 추진했으나 이 가운데 3곳만 승인이 이뤄졌다.
윌로 프로젝트는 NPR 내 유전 개발 사업으로, 이 지역 유전을 개발해 60억달러(약 7조8000억원) 규모 석유·가스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20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승인됐으나 이듬해 알래스카 지방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코노코필립스가 기후변화와 북극곰·순록 등 현지 야생동물에게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며 정부에서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백지화 위기에 몰렸던 이 프로젝트가 기사회생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윌로 프로젝트의 새 환경영향평가서를 발표하면서 사업 승인에 다시 힘을 실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국제유가 급등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바이든 행정부가 에너지 안보를 명분 삼아 화석연료 투자를 늘리는 특단의 조치였다. 또 지난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에게 국내 원유 공급을 늘리려고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로 풀이됐다.
정부가 이 프로젝트를 승인하자 환경단체는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윌로 프로젝트가 또 다른 '탄소 폭탄'이 될 것이라며 공유지 신규 시추를 막고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겠다고 공약한 바이든 정부의 '배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환경단체 어스저스티스의 애비게일 딜렌 회장은 CNN 방송에 출연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따른 실존적 위협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의 기후 목표에서 벗어난 프로젝트를 승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당국에 따르면 이 사업이 진행될 경우 30년간 석유 6억배럴가량을 생산하는 동시에 탄소 2억7800만t이 추가로 배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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