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지도부는 “적절치 않았다” 수습 나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는 것에 반대한다” 발언을 두고 당 지도부가 수습에 나섰다. 김기현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은 14일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정치인 한 명의 발언으로 인해 국민의힘의 그간 노력이 폄훼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당내에서도 반발이 일자 김 최고위원은 결국 “매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최고위원의 전날 발언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인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분위기나 성격상 아주 진지한 자리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짐작되지만 적절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5·18을 포함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과 관련한 모든 운동이 헌법 전문에 담겨야 된다는 건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이었다”면서 김재원 최고위원의 발언이 “아무리 개인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의 정강·정책을 보면 이 5·18 민주화 운동 정신을 이어간다고 하는 부분들이 명확하게 적시가 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5·18 민주화 운동을 찾았을 때 묘역에서 했던 많은 얘기들을 다 기억하고 있다”며 “그 당시에 공약했던 헌법 전문 수록 등에 대한 약속에 대해서도 다 분명하게 국민께 공지가 된 바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을 준비하던 2021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5·18 정신이 자유민주주의 정신이고, 우리 헌법가치를 지킨 정신이기 때문에 당연히 헌법이 개정될 때 헌법전문에 올라가야 한다고 전부터 주장을 해왔다”고 말한 바 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개인적인 견해를 밝힌 것이 확대 해석됐다고 본다”며 “대통령제라든가 선거제 같은 중심의 정치적인 문제들, 민주화 항쟁·운동들은 포괄적으로 논의해서 진행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 가지만을 넣기 위한 개헌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김 최고위원을 두둔했다.
앞서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전광훈 목사의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전 목사가 “김기현 장로를 우리가 이번에 밀었는데, 세상에 헌법 정신에 5·18 정신을 넣겠다(고 한다). 그렇다고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아느냐. 전라도는 영원히 10프로(퍼센트)”고 말하자, 김 최고위원은 오른손을 들며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다”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전 목사가 “그냥 전라도에 립서비스하려고 (말)한 것이냐”고 묻자 “표를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파는 게 정치인 아니냐”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까지 기자들을 만나 “제 개인 의견”이라며 “지금 개헌이 좀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립서비스’ 표현은 “그 자리에서 그냥 덕담을 한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날까지 논란이 이어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교인들 앞에서 언급한 저의 모든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죄송하다”며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5· 18 정신의 헌법 전문 게재에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도 알려드린다”고 적었다.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5·18에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까지 제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앞서 ‘5·16 군사 쿠데타는 4·19 혁명을 계승한 것이다’ ‘80년 5월 광주에서 헬기 사격은 없었다’ ‘5.18 민주화 운동에 북한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등 취지의 주장으로 논란이 된 인물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군의 개입이 있었느냐 북한이 영향을 미치려고 했느냐는 조금 다른 것”이라며 “북한이 (5·18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치려고 했던 건 제 기억으로 일부 자료도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군 개입과는 구별지어 대남방송 등으로 북한이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 [여성의 날] 당신의 차별점수는 몇 점일까요?
▶ 나는 뉴스를 얼마나 똑똑하게 볼까? NBTI 테스트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