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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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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안테나 45기로 지구촌 커버 … 우주 위성사업 전진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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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KT SAT 금산위성센터의 모습.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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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새해 첫 공식 근무일이던 1월 2일 충남 금산군 금성면에 위치한 KT SAT 금산위성센터 현장. 초대형 고성능 안테나 45기가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수만 ㎞ 밖 위성과 신호를 주고받고 있었다. KT SAT 관계자는 "과거에는 북미 지역의 국제전화 수요가 많아 태평양을 지향하는 안테나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중동이나 아프리카 서비스 수요가 커 인도양을 많이 향해 있다"고 설명했다.

안테나 주변에 산악지대나 높은 건물이 없어 탁 트인 시야를 자랑했다. 그만큼 다양한 위성을 지향할 수 있어 동경 57도에서 180도까지 넓은 지역을 다루고 있다. 이곳 금산위성센터가 7000회선을 보유한 아시아 최대 규모 텔레포트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이유다.

안테나 크기 역시 작게는 10m 내외에서 크게는 30m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안테나 크기는 주파수 대역과 관련된다. 작은 안테나는 민간용 통신이나 위성 방송에 주로 사용되는 Ku밴드(12~18㎓)용이며, 큰 안테나는 국제 해상 통신에 주로 활용되는 C밴드(4~8㎓)용이다. 직경이 27.4m로 가장 큰 1국 안테나의 경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9년 등록문화재 제436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2021년 작동을 마쳤지만 여전히 위용을 자랑한다.

KT SAT 금산위성센터는 1970년 개국해 50년이 넘는 동안 위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한때 국가 중요시설로 분류된 뒤 철조망에 둘러싸여 기관총이 배치되고 군인이 경비를 서기도 했다. 현재는 위성 운용과 정비, 인허가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 약 40명이 교대로 근무하며 24시간 전 세계에 끊김 없는 위성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다.

KT SAT는 이곳에서 1995년 발사한 무궁화 1호부터 2017년 발사한 무궁화 5A호까지 정지궤도 위성 총 5기를 보유하고 운용하고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 방송통신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외 1800척이 넘는 선박 고객을 대상으로 해양통신(MVSAT)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스페이스 데이터(위성에서 촬영한 지구 관측 영상과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활용하는 서비스) 사업도 시작했다.

KT SAT는 2024년 말 무궁화위성 6A호를 쏘아 올린다는 목표다. 이에 대해 KT SAT 관계자는 "무궁화 위성 6호가 수명을 다함에 따라 발사하는 위성"이라며 "KT 스카이라이프 방송 서비스 제공과 한국형정밀위치보정시스템(KASS) 개발 사업 수행을 위해 정밀위치보정시스템(SBAS) 탑재체도 함께 실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자체 보유한 정지궤도 위성 외에 중궤도, 저궤도 위성 시스템을 폭넓게 확보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궤도 위성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월 미국 스타트업 망가타(Mangata)에 투자를 단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저궤도 위성 자원 확보를 위해 스타링크, 원웹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자와 전략적 제휴도 논의하고 있다. KT SAT 관계자는 "저궤도 위성군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려면 많은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외 파트너사를 발굴해 공동 구축하는 방안을 더 비중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KT SAT는 정부의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할 경우 적극 참여해 다가오는 6세대(6G)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목표다.

다양한 위성 자원을 통합해 제공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솔루션'도 중요하다. 하이브리드 솔루션은 순단시간(down time·주회선이 끊겨 예비회선으로 넘어갈 때 통신이 단절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시간) 없이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합해 진정으로 끊김 없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다. 용량이 낮은 정지궤도 위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백업을 넘어 항시 위성통신을 통해 비용 효율을 개선한다. KT는 2020년 그리스 위성사업자 헬라샛과 함께 하이브리드 솔루션 기술 검증을 마쳤다. KT에 따르면 해당 솔루션은 정지궤도 위성과 5세대(5G) 네트워크 외에도 저궤도 위성, 마이크로파, 와이파이를 포함한 모든 위성과 지상망에 사용할 수 있다.

KT SAT는 지난해 5월 스페이스 데이터 시장에도 진출했다. 위성 영상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영상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는 서비스다. 드론이나 항공기 영상 분석과 비교해 광범위한 지역을 시간 구애 없이 촬영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진이나 홍수 피해, 대규모 산불의 진행 방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거나 불법 건축물과 어로 행위, 불법 쓰레기 매립, 해양오염을 단속하는 데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초소형 위성을 활용해 저렴한 가격으로 영상을 공급하고 분석하는 업체가 다양하게 등장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공공기관과 군·정부는 물론 민간 부문에서도 관련 수요가 늘고 있다. KT SAT는 현재 통신위성만 보유하고 있어 스페이스 데이터 서비스를 위해 블랙스카이 같은 해외 상용 관측 위성을 활용하고 있다. 선도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우선 시장에 빠르게 진입한 다음 매니지드 서비스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KT SAT는 그룹사의 AI, 클라우드와 시너지를 노린다는 목표다. 수십 년간 위성을 직접 운영하고 관제해온 점도 차별적인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KT SAT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초소형 위성을 직접 만들고 발사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더 많은 위성 데이터를 직접 촬영하고 사용할 수 있게 돼 관련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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