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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주 최대 69시간 근로제는 ‘과로사 조장법’... 누가 연차 다 쓰냐는 ‘갑질’ 상사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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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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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에 최대 69시간 근무하고 몰아서 쉴 수 있다는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이 장기휴가는커녕 노동시간만 늘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적지 않은 직장인이 법으로 정해진 연차휴가도 마음껏 쓰지 못하게 하는 ’연차 갑질‘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해 휴가 관련 갑질 제보 229건 가운데 96건(41.9%)이 ‘연차휴가 제한’에 관한 내용이었다고 12일 밝혔다.

법에 보장된 연차휴가를 전부 주지 않는 식의 ‘위법한 연차휴가 부여’(43건·18.8%)와 ‘연차수당 미지급’(30건·13.1%)이 뒤를 이었다.

직장갑질119는 “대다수 노동자가 연차휴가를 쓰고 싶을 때 쓰지 못한다”며 “하루 휴가도 눈치 보이는데 한 달 장기휴가를 어떻게 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12월7일부터 14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30.1%가 ‘법정 유급 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고 답했는데 상사의 갑질로 연차휴가를 포기했다는 사연도 전해진다.

직장갑질119는 “주 52시간 상한제마저 제대로 안 지켜지고 법정 연차휴가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은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는 법이 아니라 사용자가 원할 때 몰아서 노동자를 쓸 수 있는 ‘과로사 조장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휴가를 모아 '한 달살이'를 가라고 하지만, 한 달짜리 휴가가 발생하려면 최소 117시간 연장근로를 해야 한다”며 “하루 12시간씩 30일 일하거나, 10시간씩 60일을 일해야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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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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