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김봉현 위증교사 의혹 前 변호인 구속영장 기각

"혐의 다툼 여지, 방어권 보장 필요"
金, '檢 회유' 진술 번복 주도한 혐의

지난해 9월 20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서울남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오고 있다. 뉴시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49)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020년 기존 진술을 번복하고 ‘검찰 회유설’을 주장하는 데 깊이 관여한 의혹을 받는 변호인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위증교사 등 혐의를 받는 이모(49) 변호사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김 전 회장이 범행을 진술한 시기, 내용 등을 고려할 때 혐의를 다퉈볼 여지가 있고, 지금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앞서 8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준동)는 2020년 김 전 회장의 변호를 담당한 이 변호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그가 김 전 회장의 ‘옥중 입장문’ 발표에 개입하고, 법정에서 거짓 진술을 하도록 시켰다고 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로 검찰 수사를 받던 2020년 10월 16일 옥중 입장문을 통해 “검찰 측으로부터 ‘여당(민주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 정도를 잡아주면 조사 끝나고 보석으로 재판받게 해주겠다’는 회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불과 8일 전 법정에서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통해 강 전 수석에게 5,000만 원을 건넸다”고 한 진술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김 전 회장은 “야당(국민의힘) 정치인을 상대로도 로비를 했고, 이를 검찰에 진술했지만 여당 정치인 수사만 진행됐다”며 검찰의 ‘짜맞추기식 수사’를 폭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석 도중 도주했다가 지난해 12월 다시 검찰에 붙잡힌 김 전 회장은 또 다시 말을 바꿨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달 브리핑에서 “김 전 회장이 옥중 입장 발표와 진술 번복을 후회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최근 검찰 회유 주장을 하게 된 배경에 이 변호사 등의 조언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