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당국자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문 열려 있어"
강제징용노동자상. 2023.3.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우리 정부가 최근 공개한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과 관련, "장기적 차원에서" 일본 전범기업들의 배상금 재원 조성 참여도 기대한다고 10일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외신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에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 정부는) 한일관계가 진전됨으로써 열려 있는 문을 통해 (일본 전범기업이 배상금 재원 조성에) 기여할 수 있단 가능성을 닫지 않고 않다"며 이같이 답했다.
우리 정부는 2018년 10~11월 대법원 확정 판결로 일본 피고기업들(일본제철·미쓰비시(三菱)중공업)에 승소한 원고(피해자)들에게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을 통해 배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강제동원 해법 '최종안'을 이달 6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재단은 앞으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일본 측이 제공한 유·무상 경제협력(총 5억달러 상당)에 따른 수혜 기업인 포스코 등 16개 기업의 자발적 기부금을 바탕으로 배상금 재원을 우선 조성할 계획이다.
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전범기업들의 경우 일단 재단의 이 같은 배상금 재원 조성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가 그동안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는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경제협력을 통해 모두 해결됐다'는 이유로 우리 대법원의 관련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단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외교부 당국자의 발언은 추후에라도 해당 일본 기업들이 재단의 배상금 재원 조성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 제공) 2022.1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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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재단(의 배상금 조성)에 대한 (일본) 피고기업의 참여는 지금 당장, 단기간 내엔 예상하지 않는다"면서도 "(참여의) 문이 열려 있고, 일본 정부도 '민간기업 기부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또 "(한일) 양국 경제계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가칭 '미래기금'(조성)에도 일본 피고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일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와 일본 게이단렌(經團連·경제단체연합회)은 앞으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을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한일 양국 청년 간 교류 증진 등 목적의 기금 조성에 나설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내주 윤석열 대통령과의 한일정상회담 과정에서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사과'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에 대한 물음엔 "정상 간에 논의할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일본 정부는 이번에 우리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 발표에 발맞춰 "1998년 '김대중-오부치(小淵)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할 것을 확인한다"고 밝혔으나, 강제동원 문제 등에 관한 추가적인 사과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엔 일본이 과거 식민지배로 한국민들에게 손해와 고통을 안겨줬음을 인정한다는 내용과 함께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가 명기돼 있다.
이런 가운데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해법 발표 뒤 강제동원 피해자 및 유족과의 개벌 접촉을 통해 그 내용을 직접 설명하고 동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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