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파리 오페라 발레의 '지젤' 공연 사진. (사진=LG아트센터 서울 제공) 2023.03.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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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원조의 품격은 달랐다. 182년 전 세상의 빛을 처음 본 낭만발레 '지젤'은 우아한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30년 만에 내한한 파리 오페라 발레의 공연은 순식간에 객석의 눈길을 빨아들였다.
주인공인 지젤과 알브레히트는 말하지 않아도 풍기는 감정과 애절한 몸짓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젊은 두 남녀는 서로를 향한 끌림으로 설렘 가득 사랑에 빠진다. 추수 축제와 함께 발랄하고 생동감 넘치는 춤을 보여준 1막의 끝은 비극으로 치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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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과 약혼자의 존재를 숨긴 귀족 알브레히트의 진실을 알고 몸이 약한 시골 소녀 지젤은 충격을 받는다. 배신을 당했다는 사실에 순식간에 눈물이 그렁그렁 차오르는 미리암은 여리여리하고 순수한 지젤을 극대화했다. 실성해 춤을 추다가 결국 숨을 거두는 '매드 신(Mad Scene)'에선 가녀린 꽃 한 송이가 지는 것과 같았다.
짙은 안개가 깔리고 어두운 숲속에 덩그러니 놓인 지젤의 무덤. 1막과 달리 서늘하지만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2막은 낭만발레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지젤'의 진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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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튜튜를 입고 화관을 쓴 윌리들의 군무는 일품이다. 윌리들의 여왕 미르타와 26명의 윌리들의 무도회에 초대받은 듯 꿈속을 거니는 기분이다.
연인에게 버림받은 처녀들의 영혼인 윌리들은 깊은 밤마다 청년들을 어둠의 세계로 유혹한다. 복수심에 청년들을 홀려 죽게 하는 존재이지만, 처연하면서도 아름다운 그 모습은 정반대로 순백의 천사 같다. 무대를 떠다니는 듯 사뿐거리는 발끝부터 곡선으로 매끈하게 뻗어내는 손끝까지 기품이 흘러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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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면으로 꼽히는 알브레히트와 지젤의 2막 파드되(2인무)는 아련하다. 윌리들의 포로가 된 알브레히트와 그를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지젤이 진실한 사랑을 깨달아가며 한 몸처럼 펼쳐내는 몸짓에 객석도 숨죽였다.
미리암은 공기처럼 가벼운 몸놀림과 섬세한 발끝으로 사랑하는 이를 지키려는 지젤의 애틋한 감정을 온몸에 실어냈다. 지쳐 숨이 멎을 때까지 춤춰야 하는 알브레히트가 공중에서 발을 빠르게 교차하며 부딪치는 고난도 기술인 앙트르샤 시스를 완벽히 구현할 땐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원조 '지젤'의 고품격 무대에 넋이 나갈 정도다. 120분이 10분처럼 짧게 느껴진다. 11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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