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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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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음속 미사일 킨잘까지…러, 우크라 전역에 폭격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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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9일(현지시간) 새벽, 이란제 무인기(드론)와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등을 총동원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이번 공격으로 전역에 공습 경보가 발령됐고 최소 6명이 사망하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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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을 날려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러시아는 21일 만에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을 퍼부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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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께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 사이렌이 울려 퍼졌고, 곳곳에서 방공 시스템이 가동됐다. 수도 키이우와 동북부에 위치한 제2 도시 하르키우, 북부 체르니히우, 서부 르비우, 중남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폴타바, 남부 미콜라이우·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거의 모든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폭발음이 울렸다.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공습은 지난달 16일 이후 21일 만이다.

주거 시설과 핵심 기반 시설이 표적이 되면서 인명 피해와 정전이 잇달았다. 르비우에서 5명,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에서 1명이 숨졌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키이우에서 최소 3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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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르비우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괴된 주거용 건물에서 구조대원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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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시설도 타격을 입었다. 헤르만 할루센코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공습으로 키이우·하르키우·자포리자·드니프로·지토미르·오데사·미콜라이우 등 최소 7개 지역의 에너지 시설이 공격 받았다고 밝혔다. 막심 마르첸코 오데사 주지사도 에너지 기반 시설과 주거용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그는 “두 번째 공격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니 주민들은 대피소로 대피하라”고 당부했다.

키이우에선 화력발전소가 공습당해 거대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키이우 당국이 에너지 운영을 비상 모드로 전환하면서 도시의 약 15%는 정전됐고, 40%는 난방이 끊겼다. 지토미르는 물 공급이 중단됐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 기업 에네르고아톰은 이날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전력 공급이 미사일 공격의 여파로 차단됐다고 밝혔다. 에네르고아톰은 “원전과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잇는 마지막 연결이 끊겼다”며 비상용 디젤 발전기를 동원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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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러시아의 공격으로 키이우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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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이 유출되는 노심용융(멜트다운)을 막기 위해 원전 냉각 시스템이 가동되려면 전력이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한다. 에네르고아톰은 "남은 운행연료는 10일치"라며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전력공급이 끊긴 건 개전 이래 이번이 6번째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러시아가 다양한 순항 미사일, h-47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 등 총 81기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킨잘 미사일은 개전 이후 최대인 6기가 발사됐고, 이란제 드론 8대도 공격에 동원됐다.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이중 절반 가량을 요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습은 러시아 용병단인 바그너그룹이 격전지인 바흐무트의 동쪽 구역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주장한 지 하루 만에 벌어졌다. 이에 바흐무트에서 우위를 점한 러시아가 미사일 공격을 시작으로 올봄 대공습을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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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파괴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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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에이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8일 "러시아가 장기전을 계획할 순 있으나, 지금은 병력과 탄약 부족으로 주요 공격을 추가로 실행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새 공격을 감행하려면 추가 동원령으로 병력을 보충하거나 제3국으로부터 탄약을 받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6개월 전부터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요충지인 바흐무트 공세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며칠 내로 바흐무트 전역이 러시아군에 함락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동부 진격로를 사수하기 위해 악전고투 중이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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