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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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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교류 가교' 삼중스님과 이수현 의인 모친의 특별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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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재단 기부로 맺은 인연 이어오며 서로에게 감사 인사

연합뉴스

사형수 대부와 의인 어머니의 만남
이수현씨 초상화와 훈장 등으로 꾸며진 이씨 방에서 삼중스님과 이수현씨 모친 신윤찬씨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손형주 기자]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자기 생명을 던지면서 일본인을 구한 이수현씨 정신을 늘 마음에 담고 있었습니다."

사형수를 상대로 수십년간 교화 활동을 한 '사형수 대부' 삼중스님과 한일 가교 상징 이수현 의인의 모친이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삼중스님은 9일 이수현씨 모친 신윤찬씨 자택을 찾아 신씨에게 도자기 선물을 전달하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 최대 와불상으로 유명한 일본 후쿠오카의 난조인(南藏院·남장원) 사찰 측이 한국인 방문객들이 기부한 시주금을 따로 모아 삼중스님에게 전달했다.

평소 한일관계 개선에 역할을 해온 삼중스님은 이 돈을 이수현의인문화재단 설립위원회에 기부했다.

불교 신자인 이수현씨 모친 신윤찬씨는 삼중스님과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기부 소식에 고마움을 간직하고 지냈다.

이후 2020년께 삼중스님이 신장이 좋지 않아 10년 전부터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접한 신씨는 당시의 고마움이 생각나 병원비로 100만원을 전달했다.

당시만 해도 투병 생활과 코로나19로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던 삼중스님은 신씨에 대한 고마움을 가슴속에 품고 지내다 살아생전 감사 인사라도 전해야겠다며 이번 만남에 나선 것이다.

10여년째 이어진 인연에도 두 사람이 직접 얼굴을 마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선물 전달하는 삼중스님
[손형주 기자]


삼중스님은 "의인 이수현씨를 뵙지는 못했지만, 항상 그의 정신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며 "몇 년 전 이수현씨 모친에게 받은 자비에 보답하기 위해 늦게나마 찾아왔다"고 말했다.

신씨도 "저보다 먼저 한일관계를 위해 노력해 오신 삼중스님을 늘 존경해왔다"며 "일본을 오가며 정치적인 관계를 떠나 민간 차원에서는 이웃처럼 일본과 가깝게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화답했다.

의인 이수현(1974∼2001)씨는 일본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2001년 1월 26일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 철로에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었다.

그의 희생은 한일 관계가 어려울 때마다 관계 개선에 가교 역할을 해왔다.

신씨는 아들이 세상을 떠난 후 거의 매년 도쿄의 사고 현장을 방문해 한일관계 개선을 희망한다고 강조해왔다.

국내와 재일교포 사형수 교화 활동으로 '사형수 대부'로 알려진 삼중스님은 자신처럼 일본에서 교화 활동을 하는 스님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일본과 인연을 맺어왔다.

그는 1984년부터 건강이 악화하기 전까지 200여차례 일본을 오가며 종교활동과 더불어 한일 관계 가교 역할을 해왔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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