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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 직장인 A(49) 씨는 지난해 말 자신이 했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 한 지인이 작년 말 주당 10만원대 초반이던 2차전지주 ‘에코프로’에 투자하라 조언했지만, 망설이다 매수 시점을 놓쳤기 때문이다. 이제는 자칫 하락장 직전 상투 끝을 잡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추격 매수에 선뜻 나설 수도 없다는 것이 A 씨의 설명이다. 최근 에코프로가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운 모습을 본 A 씨는 “나만 재테크에 실패한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3월 들어 2차전지 대표 종목들이 릴레이 신고가 랠리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어느 때보다 개미(개인 소액투자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상승장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추격 매수에 적극 나서거나 차익 실현을 위해 대량 매도에 나서는 모습이 종목별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미 오를 대로 올랐다는 경고음이 잇따라 들리는 배터리 완성품·소재주 대신 추가 상승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2차전지 ‘장비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에코프로그룹株가 넘긴 신고가 배턴, 포스코케미칼이 받아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포스코케미칼은 전거래일 대비 11.09% 오른 26만500원에 장을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양극재 소재주 코스모신소재 역시 7일 종가로 9만9700원을 기록하며 신고가 대열에 합류했다.
하루 앞선 지난 6일엔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에코프로,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에코프로그룹 상장사 모두가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거래일보다 19.71%나 오른 21만7000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까지 단숨에 21조원대에 안착했고, 그룹 지주사인 에코프로 주가도 전거래일 대비 6.18% 오른 31만8000원으로 시총 8조원대를 돌파했다. 주가 7만5000원(전거래일 대비 29.83% 상승)을 기록한 에코프로에이치엔도 시총 1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같은 날 2차전지 음극재 소재주 대주전자재료도 종가 10만29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양극재 소재주를 중심으로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와 대규모 수주 계약을 잇따라 맺고 있다는 점이 업계 종목 전반의 상승세를 이끄는 긍정적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내용 발표는 물론, 유럽판 IRA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이 국내 2차전지 업체들에겐 기회의 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 올리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과열 아닐까…포몹 따른 ‘추격 매수’와 ‘차익 실현’ 혼재배터리 완성품과 소재 관련주 주가가 계속 치솟는 상황은 개미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주요 종목들에 대해 등락 여부와 관련 없이 며칠 연속 순매수·순매도세를 보이는 경우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달 들어 특정 종목에 대해선 ‘포몹(FOMOB)’ 증후군이라 불리는 추격 매수 양상이 보인다. 포몹은 ‘Fear Of Missing Out on Battery’의 머리글자를 딴 신조어로, 자신만 유행에서 소외된 것에 공포감을 느낀다는 뜻으로 쓰이는 기존 용어 ‘포모(FOMO)’에 배터리(Battery)를 더했다. 2차전지주 랠리 수혜를 자신만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공포에 시달리는 개미들의 심리를 표현한 것이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 매수세를 보인 대표적인 종목은 ‘에코프로’다.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이 등락에 따라 매수·매도를 오갈 때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5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규모로는 2350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총 2위 종목으로 급부상한 2차전지 소재주 엘앤에프에 대해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5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이며 1750억원을 쏟아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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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주가 등락과 관련 없이 연말연초 이어진 상승 랠리로 발생한 차익을 실현하는데 집중하는 것이다.
국내 증시 시총 2위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개인들은 5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집중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가 매도한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의 규모는 2020억원에 이른다. 7일 신고가를 기록한 포스코케미칼도 최근 5거래일간 개미들이 기록한 순매도액이 1500억원에 이른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미들의 연속 순매수·순매도 움직임의 배경엔 공통적으로 2차전지주 랠리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깔려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도 북미 중심의 대규모 수주 모멘텀이 지속되겠지만, ‘옥석 가리기’가 필수적이란 의견도 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에도 추가 상승을 하기 위해선 ▷실적 추정치 상향 ▷멀티플 리레이팅(배율 재조정) ▷추가 모멘텀이 선결 조건”이라며 “업종 내 상대적으로 주가가 부진했지만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은 종목들로 선별 투자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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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상승 여력 큰 장비株에 눈길배터리 완성 업체나 소재 업체에 비해 주가 상승세가 더뎠던 장비주에 최근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규모 수주에 성공한 배터리·소재 업체들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면서 장비 투자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장비주 주가의 상승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들어 이미 큰 폭으로 주가가 오른 업체들도 있다. 윤성에프앤씨와 디이엔티는 각각 67.1%, 63.69%나 상승하며 선두권을 형성했고, 필옵틱스(48.64%), 씨아이에스(33.15%), 엔시스(29.9%) 등도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상승률 21.48%를 뛰어 넘는 고성장세를 기록했다.
배터리·소재주에 비해 낮은 밸류에이션도 장점으로 꼽힌다. 추가 상승 여력이 훨씬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윤성에프앤씨(10.01배), 디이엔티(15.30배), 피엔티(12.36배), 에스에프에이(9.99배) 등 주요 장비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LG에너지솔루션(77.34배), 포스코케미칼(62.78배), 에코프로비엠(44.64배) 등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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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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