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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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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강승규 수석 고발…대통령실 “당통합 저해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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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6일 김 후보(왼쪽)가 나경원 전 의원 사무실을 찾아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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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와 5명 최고위원(청년 포함)을 뽑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최종 투표율이 55.1%로 지도부 선거사상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당원·대의원 선거인단 83만7236명 중 46만1313명이 투표해 2021년 11월 5일 윤석열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보다 투표율(63.9%)은 낮았지만 투표자 수(36만 여명)론 역대 최다였다.

이런 기록에도 불구하고 여당 전당대회에서 진흙탕 싸움도 역대급이었다. 안철수·황교안 후보가 7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김기현 후보는 오늘 바로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행정관이 온라인 채팅방에서 김 후보를 지지했다는 대통령실 당무 개입 의혹과 울산 땅 투기 의혹으로 “김 후보가 대표가 될 자격을 상실했으며 대표가 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에게 짐이 된다”는 이유다.

이들은 “즉시 사퇴하지 않을 경우 당 대표가 되더라도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당대회 개입에 관한 모든 증거를 가지고 싸울 것”이라며 전당대회 이후 당의 분열도 예고했다. 황교안 후보 입에선 “김 후보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우리 두 사람은 강력한 대여투쟁을 진행할 것”이란 말까지 나왔다.

안철수 후보는 기자회견 뒤 대통령실 개입 논란과 관련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직권남용 혐의)했다.

그러자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라’던 용산 대통령실도 곧바로 반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의원의 고발은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당의 통합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안 의원이 고발했으니 수사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고발까지 한 건 사안에 비해 굉장히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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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후보 측도 “사실상 경선 결과 불복 선언이나 다름없는 충격적인 발언”이라며 반박했다. “‘정당 분쇄기’ 안 후보와 보수정당 최악의 패배를 겪은 황 후보가 손잡고, 또다시 국민의힘을 분열시켜 총선 참패로 밀어 넣으려는 것이냐”(김시관 수석대변인)라고도 했다. 당원 최고 축제인 전당대회가 마지막 날까지 상호 비방으로 얼룩진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시작부터 시끄러웠다. 지난해 12월 대표 선출 룰을 기존 ‘당원 투표 70%+여론조사 30%’에서 ‘당원 투표 100%’로 변경한 게 논란의 신호탄이었다. 국민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던 반윤(反尹)계 유승민 전 의원을 배제하려고 룰을 바꿨다는 의심을 샀다.

이어 ‘당심 1위’로 올라선 나경원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자리와 대표직을 저울질하다가 윤 대통령에 의해 부위원장에서 해임된 뒤 스스로 물러섰다. 안 후보는 경선 초반 대선 후보 단일화를 거론하며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를 내세웠다가 용산의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다.

후보 간 비방전도 선을 넘었다. 황 후보는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을 집요하게 제기했고, 다른 후보도 “대장동 판박이”(안철수), “울산의 이재명”(천하람)이란 표현까지 동원했다. 김 후보도 안 후보를 겨냥해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람” “민주당 DNA”라고 공격했다.

당내에서 “컨벤션 효과는커녕 국민에 비호감만 커진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김성수 한양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사법리스크로 민주당 지지율이 속절없이 깎이는 상황임에도 국민의힘이 흡수하지 못하는 건 볼썽사나운 집안싸움 탓”이라고 말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사상 최대 투표에도 흥행으로 보기 힘든 이상한 전당대회”라고 꼬집었다.

김준영·박태인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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