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페루 SERNANP가 공개한 사진. 전문가들이 페루 파라카스 국립자연보호지구에서 발견된 바다사자의 사체를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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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퍼지기 시작한 조류독감(조류인플루엔자)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페루 국가보호구역서비스(SERNANP)는 조류독감 H5N1 감염 확산으로 페루 바다사자 개체수의 3%에 달하는 3487마리가 폐사했다고 밝혔다.
페루 수의사 하비에르 하라는 “지난해 펠리컨에서 시작된 감염이 해양 포유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류독감은 지난해 미국 야생조류 100여종에서 감염이 확인된 이후 곰이나 여우, 돌고래 등 포유류로도 옮겨가기 시작했다.
페루에서는 작년 11월께 조류독감이 처음 확인된 이래 조류 최소 6만300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SERNANP는 집계했다.
다른 야생동물의 감염도 지속해서 확인되고 있으며 바다사자 외에 물개 5마리도 조류독감으로 폐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페루 당국은 주민들에게 야생동물이나 동물의 사체 등에 접근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조류독감이 인간에게 위협이 될 가능성은 작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가정할 순 없다”고 언급했다.
캄보디아는 지난달 H5N1에 감염된 11세 소녀가 사망했다고 발표했고, 소녀의 아버지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
2023년 2월 1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클라인펠터스빌 근처의 미들크릭 야생관리구역에서 흰기러기떼가 날아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H5N1 조류독감의 새로운 변종이 흰기러기 사이에 퍼져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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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에서는 사상 최악의 조류독감(조류인플루엔자) 사태로 닭 수천만 마리가 폐사하거나 살처분되고 계란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닭·칠면조·오리 등 가금류에 조류독감 백신을 접종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의 H5N1 조류독감 사태는 작년 초에 시작됐다. 지금까지 47개 주에서 58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야생 조류의 발병 사례도 흔하다. 올해 1월 미국의 계란 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0% 올랐다.
NYT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는 닭, 칠면조, 오리 등 가금류 종별로 H5N1 조류독감 백신 후보물질을 시험중이며, 미국 역사상 최초로 가금류 대상 조류독감 백신 접종을 대규모로 실시하는 방안을 업계 지도자들과 논의중이다.
조류독감이 토착화된 중국, 이집트, 베트남 등에서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으나, 미국에서는 계두 등 다른 조류 감염병에 대해서만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계자들은 조류독감 사태 대응책으로 백신 프로그램만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며, 현재로서는 가금류 농장들이 직원들에 대한 살균 절차를 강화하는 등 생물안전 조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오리나 기러기 등 물새와 강변과 해안가에 사는 새 중에서 보균 사례가 흔하며, 분변이나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가금류에 전파된다.
과거 조류독감 사태 때는 당국이 농장 출입 봉쇄와 살처분 등으로 대응했으나, 작년 초부터 진행중인 이번 사태는 막지 못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미 밍크, 여우, 너구리, 곰 등 포유류에도 퍼졌으며, 사람에게 잘 전파되는 변종이 앞으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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