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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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7일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한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통화정책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 총재는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지난 한 해 물가가 많이 오르고 금리가 빠르게 높아져 국민 여러분의 어려움이 커진 것을 잘 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고물가가 고착되면 경제 전반에 더 큰 손실이 초래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시장 불안이 발생할 경우 정부와 적극 협력해 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1년 만에 동결한 결정과 관련해서도 “경기보다 물가를 우선하고 금융안정을 우선 고려했다고 해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번에 기준금리를 연 3.50% 수준에서 동결한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지난 1년 반 동안 3%p 오른 금리가 우리가 예상한 물가 경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점검할 때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로 떨어졌고 3월 이후 4.5% 이하로 내려가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연말에는 3%대 초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데, 그런 경로가 실제로 일어날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속도와 최종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과 관련해 “(향후) 지표를 보고 판단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연준이 긴축 속도를 낮추는 쪽으로 분위기가 잡혔다가 2월 들어 고용·물가 지표가 오르면서 변화가 있다”며 “사실 저도 모레 파월 의장이 의회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는 1월 전 최종금리를 5% 정도 수준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5.25%, 5.50% 까진 받아들이는 듯하다”며 “불확실성이 커서 파월 의장 발언과 이번 주말에 나올 미국 고용 지표, 다음 주 미국 물가 지표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환율 불안 우려에는 “너무 불안해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먼저 이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이후 환율 변화는 동결 때문이라기보다 미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급격히 변하면서 전 세계적인 강달러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며 "이후 환율 하락은 중국 경제 때문이었을 정도로 국내의 결정보다는 해외 요인이 주로 환율을 변동시키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환율에 대해 특정 수준을 목표해 막아야겠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다만 환율 변동 자체가 물가 상승률이나 금융 시장 안정을 해칠 경우 쏠림 현상을 막는 것이기에 변화 폭을 줄이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지난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시 와 금융기관이 넘어지고 경제가 다 위험해질 거라고 말씀하지 않았나. (하지만) 작년 저희가 볼 때 강달러의 문제라 그런 일은 안 일어날 거라 말씀드렸다”며 “지금도 환율이 변화한다 해도 그런 우려를 할 정도는 아니니까, 너무 불안해 하진 않았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향후 경기에 대해선 “12월 전망 때에 비해 비관적 요소가 커지진 않았다. 오히려 긍정적 요소가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미국 금리가 더 올라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은 크지만 실물경제에 주는 영향은 긍정적”이라며 “중국 성장률이 높아지는 것도 유가 걱정은 있지만 전체적으론 우리에게 플러스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기준금리 인하 논의는 연말까진 때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물가가 아직 4%대 후반이고 올해 말까지 3%대로 물가 수준이 수렴하는 지를 볼 때까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기서 빨리 내려가지 않으면 (금리를) 올릴 거냐, 유지할 거냐를 고민해야 하고, 일단 연말까지 3%대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 다음에 물가 상승률이 장기 목표치 2%대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면 그때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오는 4월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선 “2월 물가 하락 경로는 기대에 부합했고 부수적으로 더 고민해야 할 것은 특히 환율을 통한 금융안정”이라며 “다음 달까지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주요국 금리 결정이 있는데 그런 것도 고려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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