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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물가와 GDP

2월 물가 4%대 둔화… 전기·가스 28.4% ‘역대 최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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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월 소비자물가동향’

석유류 1.1%↓… 2년 만에 내리고

축산물도 3년 5개월 만에 하락

10개월 만에 물가 5% 아래로

가스 36%↑… 공공요금 고공행진

정부 “물가 둔화 흐름 뚜렷해질 것”

“불안 요인 남아 안심 일러” 지적도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로 둔화했다. 석유류 가격이 하락 전환하고 농·축·수산물 가격 역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다. 물가 상승률이 5%를 밑돈 건 10개월 만이다. 정부는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향후 물가 둔화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의 영향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있는 데다 상반기 이후 공공요금 인상 역시 예정돼 있어 향후 물가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0.38(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8% 올랐다. 이는 1월 상승률(5.2%)보다 0.4%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월(4.8%) 이후 10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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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낮아지며 10개월 만에 4%대로 둔화했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38(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작년 4월(4.8%) 이후 10개월 만이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가 1.1%로 축산물이 2.0% 하락했고, 농산물이 1.3% 올랐고 이 중 채소류가 7.4% 상승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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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하락한 것은 석유류와 축산물 가격이 내려간 영향이 컸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이 5.1% 상승해 1월(6.0%) 대비 상승 폭이 0.9%포인트 둔화했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1.1% 낮아지며 하락세를 견인했다.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한 건 2021년 2월(-6.3%) 이후 2년 만이다. 경유(4.8%), 등유(27.2%)는 올랐지만 휘발유(-7.6%)와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5.6%)가 내렸다.

농·축·수산물은 1.1% 상승해 전월과 상승 폭이 같았다. 농산물이 1.3%로 상승 폭이 확대됐지만 대규모 할인행사 덕에 축산물이 2.0% 하락했다. 축산물이 1년 전보다 하락한 것은 2019년 9월(-0.7%) 이후 3년5개월 만이다.

개인서비스 역시 상승률이 5.7%를 기록, 전월(5.9%)보다 둔화하는 흐름이 지속했다. e러닝 이용료·콘도이용료와 같이 ‘외식 제외’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전반적으로 물가가 둔화하는 모습이지만 공공요금 인상 여파가 지속되면서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여전히 고공 행진했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28.4% 올라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료가 29.5%, 도시가스료가 36.2%, 지역 난방비가 34.0% 각각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1월에도 28.3%의 상승률을 기록해 최고치를 찍었는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상수도 요금을 올리면서 지난달 상승 폭이 소폭 확대됐다. 아울러 공공서비스(0.9%)도 서울·대구의 택시요금 인상 등이 반영되며 오름폭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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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잠시 주춤하던 물가 둔화 흐름이 재개되는 모습”이라며 “부문별로 불안 요인이 남아 있지만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향후 물가는 둔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물가 흐름이 예상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당시의 예상에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달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3월 석유류 가격이 한 달 만에 13.8% 급등하면서 물가를 끌어올린 만큼, 전년 대비 상승률이 소폭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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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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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물가를 자극할 변수가 많아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재부는 이날 “누적된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식품·서비스 등 수요 품목의 가격 불안 요인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 중 하나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달 4.8%로 1월(5.0%)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중국 경제활동 재개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움직임도 보이는 등 (향후 물가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재보 역시 “향후 물가 경로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폭 및 시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경계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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