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센터 김주형 과장, 김철 과장, 정성훈 원장(왼쪽부터)은 회전근개파열 환자 치료에 PRP를 적용해 재파열 확률을 낮춘다. 사진 인성욱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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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탐방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센터
어깨 수술의 보조적 치료로 혈액 속 재생 성분을 활용한 기술이 안전성·효과를 인정받으며 환자의 치료 선택권이 넓어지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지난해 10월, 어깨 힘줄이 찢어져(회전근개파열) 봉합 수술을 할 때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PRP)’을 손상 부위에 주입해 치료하는 기술을 신의료기술로 통과시켰다.
어깨 질환에 PRP가 신의료기술로 통과된 것은 팔꿈치 질환인 상과염에 이어 두 번째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PRP를 활용한 재생 치료는 진료 현장에서 연구를 목적으로 약 15년 전부터 사용해 왔는데 처음에는 과장된 치료법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며 “이번 신의료기술 통과를 계기로 환자들이 좋은 치료법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PRP는 혈액 속에서 다량의 재생 성장인자를 추출·농축해 조직 재생을 돕는 치료다. 성장인자가 콜라겐·상피세포 성장을 촉진해 치유 속도가 빨라진다.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센터 정성훈 원장은 “옷을 오래 입으면 천이 닳듯 어깨 관절도 오래 쓸수록 마모되고 약해진다”며 “파열됐을 때 튼튼히 잘 봉합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의 하나가 PRP 치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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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키트 개발해 치료 도입
PRP 치료 과정은 이렇다. 환자의 혈액을 30cc 정도 채취해 키트에 담아 혈소판을 분리한다. 혈소판을 4배가량 농축해 파열 부위를 봉합할 때 도포한다. 그러면 주변 조직의 재생을 도와 튼튼하게 봉합시킨다. 정성훈 원장은 “그간 회전근개파열의 범위가 넓을수록 수술 후 재파열 위험이 약 30%까지도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회전근개파열 수술에서 PRP는 재파열 확률과 통증을 줄이고, 수술 6개월~1년 후 어깨의 기능 평가 점수도 향상한다”고 덧붙였다.
신의료기술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PRP의 보고된 합병증·부작용은 없었다. 정 원장은 “환자 자신의 정맥혈에서 채혈한 것을 사용하므로 면역 반응과 감염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PRP 치료를 앞서 들여온 연세사랑병원은 어깨 질환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체계적인 진단·치료 시스템을 보강해 왔다. 고용곤 병원장은 “2003년 문을 연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센터는 그간 비수술적인 치료의 결과를 좋게 하기 위해 15년 전부터 자체 PRP 키트를 개발해 사용해 왔다. 충격파·고주파·재활 시스템 등 여러 옵션으로 양질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최초로 관절경을 도입한 강호정 명예원장을 중심으로 치료 가이드라인을 잡았다. 풍부한 임상 경험으로 관절경 치료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며, 재생치료와 같은 양질의 앞선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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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 진단으로 맞춤치료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센터에서는 수부상지 전문의가 상지(팔·어깨) 관절 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단한다. 병력 조사뿐 아니라 압통 위치와 근력 검사, 움직임에 따른 통증과 관절 운동 범위 등 체계적인 검사를 통해 다양한 비수술·수술을 접목한다는 게 병원의 설명이다.
일례로 회전근개파열일 땐 파열 범위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가 다르다. 완전 파열일 땐 비수술 치료만으로는 충분히 아물지 않아 수술로 봉합해 주는 게 최선이다. 정 원장은 “파열 부위가 2.5㎝ 이상이면 범위가 크다고 보므로 재파열 확률을 낮추기 위해 PRP 치료를 병행하면 효과가 좋다”며 “채혈 후 원심분리기를 돌려 혈액 안에서 재생 성분을 추출하고 여러 시약을 쓰는 과정에서 병원마다 기술이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 우리 병원은 그간의 임상 경험과 연구력으로 재생 성분을 추출하는 기술에 노하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회전근개파열에서 PRP 치료는 수술 중에 사용하는 것만 허용된다. 앞서 신의료기술을 통과한 상과염에서 PRP 치료는 외래에서도 가능했던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정 원장은 “국내외 연구에서는 수술하지 않고 PRP만 사용해도 치료 결과가 좋은 것으로 나와 있다. 앞으로 회전근개파열에서도 PRP 허가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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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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