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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76〉미국의 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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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TV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재밌고 인기 있는 장르가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 등 생활과 밀접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채널에서 방영되는 '먹방' 프로그램이 우리 식생활을 풍요하게 하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정규 프로그램보다 홈쇼핑 채널에서 많은 재미를 느낀다고 얘기하는 시청자도 있다. 단지 상품 판매를 넘어 스토리텔링을 곁들인 재미있는 내용으로 많은 시청자를 유인하기 때문에 콘텐츠가 충분한 것도 사실이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홈쇼핑과 T커머스 채널을 운영하는 우리나라는 쇼핑의 행태를 크게 바꾸었다. 특히 코로나 19를 기점으로 비대면 홈쇼핑에 익숙하지 않았던 시청자도 크게 증가해 일상의 큰 한 축이 됐다.

홈쇼핑과 더불어 많은 e커머스 회사가 인터넷을 통해 방송하는 '라방'(라이브방송)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라방을 통한 매출이 홈쇼핑 채널을 넘보고 있음은 시사점이 많다. 라방은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모바일 기기로 어느 곳에서나 시청이 가능하며, 기본적으로 양방향 성격이 크게 부가되면서 TV를 통한 기존 홈쇼핑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런 현상은 시청자들이 유료방송을 해지하고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옮기는 이른바 '코드커팅' 현상과 맥을 함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과 디지털혁명으로 말미암아 레거시미디어가 디지털미디어로 대체되고 있는 큰 흐름의 일환이다.

미국의 주요 홈쇼핑 채널 가운데 하나인 QVC가 시청자 대상으로 스트리밍을 통해 새로운 방법으로 제품을 구매하도록 진화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QVC+에서 가드닝과 아웃도어 제품만 판매하는 Outdoor Escape라는 채널을 개설, 온종일 방송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홈쇼핑 채널에서는 익숙한 포맷인 유명한 쇼호스트를 등장시켜서 제품에 스토리텔링을 더해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며 제품을 판매한다. 라방을 하는 것이다.

TV를 통해 리니어 채널인 QVC와 HSN도 시청할 수 있지만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 서비스 QVC+와 HSN+를 로쿠, 아마존, LG전자 스마트TV, 삼성전자 스마트TV 등과 같은 플랫폼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이같이 FAST 스트리밍 채널을 함께 운영하는 것은 시청자의 케이블TV 코드커팅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스트리밍 이용 고객은 기존 전화 통화로 주문하는 것 이외에 QR코드 등 양방향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시청자에게 선택권을 제공하면서 만족도 향상은 물론 다양한 방식의 고객 유입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시청자의 채널 충성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

스트리밍 채널 제공은 어느 곳에서나 시청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연결성과 기술 발전으로 스트리밍 시청자는 TV 시청자보다 더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QVC는 지난해부터 FAST를 통한 채널 확대가 가져온 결과가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국내에 비해 내용이나 포맷에서는 뒤떨어져 보이는 미국의 홈쇼핑 채널이지만 QVC+는 시사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초고속 인터넷시대에 FAST 플랫폼 스트리밍으로 채널 확대를 통해 코드커팅에 대응한다. 시청자에게 더 많은 접근권을 제공, 매출도 늘리고 채널 충성도도 높이는 것이다.

국내는 아직 스마트TV나 OTT 전용 셋톱박스를 통한 FAST 플랫폼 이용이 활성화되지 않은 관계로 TV로만 채널 송출을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 환경이 좋은 국내에서도 스트리밍을 통한 방송서비스도 고려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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