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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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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프독 등 나토 회원국, 우크라와 별도 방위협정 모색…종전협상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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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나토 가입시키는 대신에 러 침공에 대항할 수단 제공

"우크라 영토 재탈환 가능성 의구심…이젠 평화협상 해야"

뉴스1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 궁에서 회담을 하기 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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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영국·프랑스·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와 나토의 유대 관계를 강화하는 별도의 방위협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정식 가입 대신에 추진하는 것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재탈환할 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아이디어다.

WSJ는 영국·프랑스·독일 당국자들을 인용,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평화 협상에 나서도록 독려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 같은 방위협정이 모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협정안은 지난주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제시한 것으로, 종전 후 우크라이나가 첨단 군사장비·무기·탄약에 훨씬 더 폭넓게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이 계획이 오는 7월 개최되는 나토 연례회의의 주제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영국·프랑스·독일 관리들은 평화 회담이 언제 어떤 조건에서 시작될지는 전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달려 있다면서도, 수낵 총리가 제시한 방안을 프랑스와 독일 또한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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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안보회의(MSC)에 앞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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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낵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포함해 전장에서 "결정적인 이점"을 줄 만한 무기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WSJ는 이런 발언의 배경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와 크림반도 등지에서 러시아를 몰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영국·프랑스·독일 정치인들의 깊어진 의구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한 고위 관리는 "우리는 러시아가 이겨선 안 된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지만, 전쟁 지금 같은 강도로 오래 지속된다면 우크라이나의 손실은 견딜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그리고 아무도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되찾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달 초 파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을 때 러시아와의 평화 회담을 고려하기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만찬을 나누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당신은 위대한 전쟁 지도자이지만 이젠 정치인으로서 수완을 발휘해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한다"며 "프랑스와 독일처럼 숙적 관계인 나라들도 2차 세계대전 이후 화해했다"며 솔직한 뜻을 전했다고 한다.

다만 이런 발언은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다른 서방 지도자들이 전쟁 1년을 맞이해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한 단결을 촉구한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서방 지도자 누구도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가 조만간 러시아와 평화 회담을 열 것이란 전망을 제시하지 않았다.

한 영국 관리는 영국·프랑스·독일이 우크라이나와 별도의 협정을 고려하는 건 러시아의 계산법을 바꾸려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러시아가 판단하면, 러시아가 군사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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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 (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 1년을 맞아 파리 엘리제 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G7 정상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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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영국·프랑스·독일이 제안한 방위 협정이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나토 정회원국 지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러시아가 휴전을 선언해 놓고 또다시 침공해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우크라이나가 확신할 만큼의 안전보장 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나토 회원국은 영국·프랑스·독일이 제시한 협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WSJ는 회원국들의 광범위한 지지 없이는 이 제안이 정상회의에서조차 논의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프랑스·독일 관계자는 "나토군을 우크라이나에 주둔시키겠다는 약속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공격을 받고 도움을 요청하면 모든 회원국들이 도우러 와야 한다는 5조 또한 제공하지 않겠지만, 향후 러시아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군사적 수단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조건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영국·프랑스·독일 관리들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가 광범위한 나토의 표준 무기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고, 그들의 군대를 서방 방위 산업 공급망에 더 긴밀하게 통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일은 이미 방공망과 중포, 전차, 탄약을 포함한 구체적인 지원을 영구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영국은 전투기 공급을 논의해 왔다. 또 개별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양자간 군사적 지원을 계속할 수 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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