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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실질소득 2분기 연속 ‘마이너스’…고물가에 더 팍팍해진 살림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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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

물가 감안하면 1.1% 줄어들어

실질소비지출 겨우 0.6% 증가

가스·전기 등 연료비 16% 급증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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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늘어난 소득이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난방비 지출 증가 폭은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는데, 가스·전기 요금 인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통계청의 ‘2022년 4분기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4.1%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 변동을 감안한 월평균 실질소득은 1.1% 줄었다. 소득이 올랐지만, 물가가 더 큰 폭으로 올라 실제 쓸 돈은 줄어든 것이다.

4분기 기준으로는 2016년(-2.3%)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지난 분기에도 실질소득은 -2.8% 감소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명목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근로소득이 7.9% 증가했고, 사업소득은 전년 수준과 같았다. 이전소득은 5.3% 줄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등 코로나19 지원금이 끊긴 결과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9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인상분을 제외한 실질소비지출은 고작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고물가로 인해 같은 수준의 소비를 하면서 지출은 더 커졌다는 의미다.

눈에 띄는 부분은 주거·수도·광열 지출이다. 1년 전보다 6.0% 늘었다. 그중에서도 연료비 지출 증가가 두드러진다. 전기요금·가스요금 등 냉·난방비가 포함된 연료비 지출은 16.4% 올랐다. 2006년 이후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오락·문화 지출은 1년 전보다 20.0% 늘었다.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외부활동이 늘어난 결과다. 특히 단체여행비는 277.2% 급증했다.

교통 지출도 16.4% 늘어났다. 유가 인상으로 차량 등 운송기구 연료비는 9.1% 증가했다. 반면 식료품·비주류음료(-1.1%)와 가정용품·가사서비스(-11.5%)는 줄었다.

코로나19 ‘집콕’이 끝나 가정용품과 소비 수요가 줄어든 데다, 고물가로 식품 소비를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금과 보험료 등을 뜻하는 비소비지출은 8.1% 늘었다. 특히 이자비용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자비용은 28.9% 늘어 2006년 이래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021년 8월 이후 지난달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이자비용 지출이 증가했다”며 “금액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에서, 증가율로 보면 기타 신용대출에서 각각 지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소득 분배 여건은 소폭 개선됐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2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6.6% 증가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15.6%, 16.0% 늘었다. 노인일자리 등 고령자 취업 증가가 1인·노인 가구 비중이 높은 1분위 가구 소득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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