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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따상’ ‘따상상’ 나오는데도… 투자자 외면 받는 공모주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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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따상(더블 + 상한가)’, ‘따상상(더블 + 이틀 연속 상한가)’에 성공하는 신규 상장 기업이 나오면서 기업공개(IPO) 시장 회복 기대감이 일고 있지만, 공모주펀드는 여전히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최근 IPO 시장이 소형주 위주로만 흥행에 성공하고 대형주는 여전히 상장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어서 공모주 펀드가 당장 인기를 되찾기는 어렵다고 본다.

지난해 부진한 증시와 자금 경색으로 IPO 시장이 냉각되면서 공모주 펀드도 함께 가시밭길을 걸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연간 공모건수는 2021년 89건에서 2022년 70건으로 20% 넘게 줄었고, 연간 공모 규모도 전년(19조7000억원) 대비 21% 줄어든 15조6000억원에 그쳤다. 이에 공모주 펀드 설정액은 2021년 말 6조5482억원에서 2022년 말 3조5960억원으로 일 년 간 약 3조원이 빠져나갔고, 연초 대비 수익률도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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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는 다소 다를 것으로 기대됐다. 금리 인상이 멈출 것이란 기대감에 상승장이 펼쳐지고 있는 데다 올해 IPO를 진행한 신규 상장기업들이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에 형성된 후 상한가)에 거래를 마친 종목은 미래반도체, 오브젠, 스튜디오미르, 꿈비, 이노진 등 다수다. 삼기이브이와 샌즈랩 또한 장 초반 따상을 터치했고, 꿈비는 따상상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모주 펀드의 성적은 기대 이하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공모주 펀드에서는 2533억원이 순유출됐다. 누적수익률은 2.83%로, 이 기간 2조8056억원이 순유입된 국내주식 ETF 펀드(11.86%), 424억원이 순유출된 배당주 펀드(5.57%)의 수익률에 비해 현저히 낮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 지수(9.95%), 코스닥 지수(16.80%) 수익률에도 크게 못 미쳤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최근 IPO 흥행에 성공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긴 했지만, 대부분 500억원 미만의 소규모 공모이기 때문에 공모주 펀드에까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엔 이른바 ‘화력’이 부족하다고 본다.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전환되기 위해서는 대형주들이 IPO에 성공해야 하는데, 대형주들의 상장 연기와 철회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지난해 상장한 ‘IPO 대어’들도 부진한 주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IPO 최고 기대주였던 컬리는 지난 1월 상장을 연기했고, 이달 초 오아시스도 기관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상장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대어급 IPO로 꼽히는 종목은 지난 9월 상장한 더블유씨피인데, 현 주가는 22일 기준 4만7900원으로 공모가(6만원)를 20% 이상 밑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진한 증시에 IPO 시장이 여전히 활력을 되찾지 못하니 펀드 수익률도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공모주 펀드는 새로 상장할 종목의 주가가 상승할 것을 염두에 두고 물량을 확보하는데, 가지고 있는 종목들의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판다고 하더라도 새로 사들여 수익률을 방어할 신규 상장 종목이 없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소규모 IPO 성공 사례가 생겨나고 있는 것과는 상관없이, 투자자들이 공모주 펀드에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공모주 펀드에 관심이 몰리기 위해선 ‘빅딜(규모가 큰 거래)’이 많아야 하고, 최근 상장한 종목들의 주가가 올라야 한다”면서 “시장에서 이 두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공모주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3년 전 불붙었던 IPO 시장에서 상장한 기업 중 공모가보다 현재 주가가 낮은 기업이 속출하면서 펀드들의 수익률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현진 기자(chungh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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