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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자는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가 미국을 중심으로 유행인 가운데, 직장의 복지 수준을 둘러싼 고용주와 직원 사이의 괴리가 심각한 수준까지 확대됐다. 고용주 대부분은 직원 복지에 충분히 신경 쓴다지만, 직원들은 절반가량인 52%만 '회사가 복지에 신경 쓴다'고 응답했다.
21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직장 문화에 대한 포괄적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19를 계기로 미국 기업에서 직장인들의 업무 몰입도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따른 근무방식 변경이 미국 샐러리맨의 생산성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진단인 셈이다.
조사 결과, 회사 업무에 적극적인 직원 비율은 2010년 이래 10년간 꾸준히 증가했지만 팬데믹 위기가 닥친 2020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2020년 사상 최고치(36%)를 기록한 뒤, 이후 2년 동안 몰입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2년에는 7년 만에 최저 수준(32%)으로 떨어졌다. 직원들이 높은 몰입과 생산성을 보였던 다국적 글로벌 기업(모범기업)도 예외가 아니어서 2020년 최고치(73%)를 찍은 후 2021년에는 70%로 3%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면 미국 기업 대비 직원 몰입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 이외 기업의 몰입도는 19%에서 20%로 소폭 상승했다.
직원 몰입도는 조직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수익성, 고객서비스 개발, 사기 유지 등과 직결된다. 갤럽은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직원 몰입도에 대한 회사의 노력이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처럼 업무에 몰입하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직원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7조8,000억 달러의 생산성 손실(전 세계 GDP의 11%)이 생겼다고 추정했다.
회사가 직원의 복지 향상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믿음도 옅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미국 성인 1만5,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회사가 직원 웰빙에 신경 쓴다'는 물음에 대해 직원의 52%만이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이는 사실상 모든 기업 인사책임자(92%)가 회사가 직원들의 복지에 신경 쓰고 있다고 응답한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갤럽은 코로나19에 따른 고용주와 고용인의 엄청난 인식 차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미국 직장에서 '매우 자주' 또는 '항상', 번아웃 상태라고 밝힌 직원은 10명 중 3명에 달했다. 또 직원 10명 중 4명은 '지난 6개월간 업무가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갤럽은 "많은 직원이 몰입도 저하와 웰빙 문제 사이에서 정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있다"면서 '조용한 퇴사'의 유행은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5년 이래로 '더 나은 일과 삶의 균형' 및 '더 나은 개인 웰빙'은 '더 많은 급여' 다음으로 개인이 직장에서 바라는 것 2위를 차지해왔다"며 "인재 유치 경쟁에서 승리하려는 조직은 직원들에게 웰빙을 명확히 제안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래픽=김문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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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미 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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