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30 (월)

이슈 로봇이 온다

고흥에 드론택시 뜨고 … LH주택에선 로봇이 "배달왔습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신성장 4.0 전략 ◆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재킷 사이즈가 맞지 않아 반품을 신청한 A씨의 집으로 30분 만에 배송로봇이 찾아온다. 로봇이 재킷을 받아가면서 반품 절차는 손쉽게 끝났다.

# 쌍둥이를 키우는 B씨 부부는 근처 상점이 모두 문을 닫은 야심한 밤에 아이 기저귀가 떨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문제는 없다. 밤늦게 주문해도 인근 주문배송시설에서 드론이 한 시간 안에 기저귀를 배달해주기 때문이다.

# 여름철 비싼 돈을 들여 완도산 활전복을 주문한 C씨는 상품이 배송 도중 무더위에 방치되지 않았을까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배송된 상품박스 QR코드를 스캔하면 배송 전 과정에서 온도가 어떻게 유지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안심했다.

이르면 3년 뒤부터 이 같은 풍경이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펼쳐질 전망이다. 정부는 2026년부터 로봇배송과 드론배송 상용화를 추진한다. 물류에 첨단 기술을 접목해 무인배송을 활성화하고 도심 내 주문배송시설(MFC)을 설치해 새벽배송을 넘어 30분~1시간에 사실상 배송을 구현해 낸다는 계획이다.

20일 국토교통부는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스마트물류 인프라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2026년까지 로봇배송, 2027년까지 드론배송 등 무인배송을 조기 상용화하기 위해 기술개발과 실증을 지원하고, 전용 테스트베드 조성도 추진한다.

매일경제

이에 따라 우아한형제들의 아파트 내 배송로봇 딜리타워, LG의 실내외 통합 배송로봇 클로이 캐리봇, 현대차의 계단 등 장애물 극복 배송로봇 M2 등의 상용화에 한층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정부는 우선 법률 개정에 나선다. 무인배송을 허용하고 실내 로봇의 정의를 구체화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해 연구개발과 상용화 제도적 기틀을 다질 방침이다.

또 물류시설법과 건축법 시행령 등을 개정해 MFC의 도심 내 입점을 올해부터 허용한다. MFC는 인근 지역 주문 수요를 예측하고 상품을 보관해 주문 즉시 배송이 가능한 소규모(500㎡ 이하) 물류시설을 말한다. 2024년부터는 전통시장 신선식품의 집 앞 배송을 목표로 노량진수산시장 등 주요 시장 3곳에 MFC를 조성한다.

정부는 특히 테스트베드 조성이 민간기업 참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아파트 단지를 활용해 드론·로봇 배송 등 실험을 진행할 수 있어 개선점을 빠르게 포착해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거단지에서 로봇을 운용하려면 주민·단지 협조와 아파트 내부 시설물에 대한 통신 접근 권한이 필요하다"며 "이때 필요한 행정 지원을 정부가 나서서 해주기 때문에 참여 기업에는 매력적인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집마다 배송을 하려면 로봇이 실제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이를 위해 단지 내 공동 출입문 신호를 전부 오픈해줘 제대로 된 원격 조작을 실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소유하고 있는 임대주택 등을 테스트베드 공간으로 검토하고 있다.

테스트베드 시행을 위해 물류·플랫폼·정보기술(IT) 등 분야를 아우르는 협의체 '로봇배송 얼라이언스'를 오는 3분기에 발족한다. 현대차 모빈,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 트위니, 한국기계연구원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농축수산품, 의약품, 가공식품 등 온도 변화에 민감한 화물을 일정 온도로 수송하는 시스템인 콜드체인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한다. 이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에 높은 세액공제율을 적용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 부처와 협력체계도 만든다. 이 밖에도 자율주행 화물차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모빌리티 혁신 고속도로'를 올해 상반기에 선정해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하고 기술 실증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 미래형 교통산업인 도심항공교통(UAM)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 8월 전남 고흥에서 실증 비행 테스트에 착수한다.

정부는 또 반도체,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전략산업 초격차 확보에 올해 총 69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반도체 분야에 47조원, 배터리와 디스플레이에 각각 8조원, 14조원을 투자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대규모 국내 투자로 새 산업단지를 구축한다.

또 한국형 디즈니 육성을 목표로 올해 4100억원 규모 콘텐츠 펀드를 조성한다. 2030년까지 복합형 해양관광레저도시인 한국형 칸쿤을 조성할 계획도 밝혔다.

[홍혜진 기자 / 박동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