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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75〉2023년 예측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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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새해를 시작하면서 누구라도 올 한 해 일어날 일 예측에 많은 정보와 지식을 동원한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는 연초 개최되는 CES를 통해 트렌드를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받는다. 언제나 관심이 집중 되는 이유다.

그러나 새해 예측한 것을 연말에 되짚어 보면 예측과 실재 간극이 큰 것을 종종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변화 속도가 빠르다.

세계적 마케팅 구루인 필립 코틀러는 'Chaotics'에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더 이상 예측 가능한 시대는 지나갔다고 했다. 예측 불가능 시대가 노멀이 되었다는 것이다.

미디어산업 전망 예측도 쉽지만은 않다.

지난 해에도 연초에 예측한 것과 연말 실재와는 큰 차이를 보여주었다.

특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예측은 장밋빛에서 시작해 연말에는 절망적까진 아니지만 비관적인 견해가 강세를 이루면서 글로벌 OTT사업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얼마 전 언론 기사를 통해 2023년 미디어산업의 큰 흐름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최대 케이블 사업자인 컴캐스트 이야기다. 또 다른 하나는 미국 지상파에 관한 기사다.

미국 최대 유료방송사업자인 케이블TV 사업자 컴캐스트는 지난해 4분기 가입자가 2021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가까운 44만명 감소, 1600만명을 겨우 유지했다. 한 해 200만명 넘는 가입자가 이른바 '코드커팅'으로 줄었다. 3년 전 가입자가 2000만명이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또 컴캐스트는 애플 기기의 에어플레이(AirPlay) 미러링 기능을 자사 스트리밍 앱에 추가했다. 앱 사용자는 애플이나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에서 시청하는 유료방송을 에어플레이 미러링 기능을 지원하는 TV에서 시청하도록 했다.

거실에서 보던 방송을 침실에서 계속 연결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에어플레이는 유료방송 스트리밍 앱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컴캐스트의 움직임은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서 코드커팅으로 말미암은 가입자 감소를 줄여 보겠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지상파 그룹 싱클레어가 2019년 폭스사로부터 지역 스포츠 채널 RSN을 인수했을 때만 해도 지상파방송의 적극적 움직임은 새로운 도전이라며 찬사가 쏟아졌다. 특히 OTT가 확대되는 시점과 맞물려 RSN+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은 지상파가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처럼 보였다.

그런 RSN을 경영하는 모회사가 파산 지경에 놓여 있다고 한다. 과대한 인수비용에 따른 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는 RSN으로부터 중계권료에 의존하는 많은 프로 스포츠팀의 어려움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후 유료방송 코드커팅이 본격 시작됐고 소위 빅테크 기업의 스포츠 중계권 확보로 말미암은 경쟁이 심화하면서 인수비용에 따른 부채 상환에 지장이 생긴 것이다.

컴캐스트를 통해 2023년 유료방송도 계속된 가입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으며 OTT 대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가입자의 필요성과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차별화된 콘텐츠 외에도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기기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OTT에 대응해 유료방송도 편의성을 높여 코드커팅으로 인한 가입자 감소세를 줄여야 하는 것이다.

RSN 사례에서 보듯 올해에도 빅테크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로 중계권 경쟁은 가열될 것이고, OTT 열기는 점차 식을 것으로 보인다.

필립 코틀러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교수의 말대로 예측이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다. 그래도 나름의 예측을 해야만 다가오는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지금 보이는 모습에서 미디어가 해야 할 것의 일부라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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