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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소주·맥주 너마저…작년 주류물가 최고 상승률, 올해도 오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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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주류물가 6%↑…외환위기후 최고 상승률 기록

맥주 세금·소주 원부자재 가격 상승…인상요인 누적

소주 출고가 85원 오르면 식당선 1000원 오르기도

물가 급등으로 살림살이가 팍팍한 요즘 ‘국민 술’ 소주·맥주 가격마저 서민들에게는 부담이다. 지난해 맥주와 소주 등 술값이 줄줄이 인상돼 주류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더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주세가 작년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는 데다 원재료·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오름세도 계속되고 있어서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가격은 전년 대비 5.7%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11.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주류물가 상승률은 1998년 두 자릿수를 기록한 이후 2003년(4.7%), 2009년(4.2%), 2013년(4.6%), 2017년(4.8%)에 4%대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2%대 이하에 머물렀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6%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세계일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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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주류물가 상승은 소주와 맥주가 이끌었다. 소주는 7.6% 올라 2013년 7.8%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맥주는 5.5% 상승해 2017년 6.2%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해 소주와 맥주 물가가 상당폭 오른 것은 주류 회사들이 수년 만에 출고가를 줄줄이 인상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작년 2월 참이슬·진로 출고가를 3년 만에 7.9% 인상한 데 이어 3월 테라·하이트 출고가도 6년 만에 7.7%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는 3월 처음처럼 출고가를 3년 만에 6∼7% 인상했고 11월에는 클라우드 출고가를 3년 만에 8.2% 올렸다. 오비맥주 역시 3월 6년 만에 오비·카스·한맥 출고가를 평균 7.7% 올렸고, 한라산소주도 3월 출고가를 8%가량 인상했다.

소주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출고가 인상을 부추겼다. 특히 소주 원료인 주정 가격이 지난해 10년 만에 7.8% 올랐다. 맥주의 경우 보리·알루미늄 등 맥주 원재료와 부자재 가격, 에너지 가격, 물류비, 인건비, 환율이 줄줄이 오른 것이 출고가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작년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전년보다 리터(L)당 20.8원 올라 855.2원이 된 것도 맥줏값 인상요인이 됐다.

출고가 인상은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소주 출고가가 인상되자 일제히 1병당 판매가격을 100∼150원씩 올렸다. 이 때문에 참이슬 기준으로 편의점 소주 가격은 1800원대에서 1900원대로, 대형마트 소주 가격은 1200원대에서 1300원대로 올라갔다.

소주와 맥주뿐 아니라 다른 주류물가도 지난해 대부분 상승했다. 양주는 4.2% 상승해 2013년 4.8% 이후 가장 많이 올랐고, 약주도 4.8% 올라 2013년 5.2%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막걸리는 2021년의 12.8%에 이어 지난해 7.2% 올랐다. 다만 과실주는 1.1% 내려 유일하게 가격이 하락한 주류였다.

소주와 맥주 가격 인상요인은 올해도 산적된 상태다. 기획재정부와 주류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작년보다 리터(L)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된다. 작년 리터당 20.8원 오른 것보다 세금 인상 폭이 더 커졌다.

소주의 경우 맥주처럼 주세가 인상된 것은 아니지만, 원가 부담이 출고가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소주는 주정(에탄올)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만든다. 10개 주정회사가 공급하는 주정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작년에 10년 만에 주정값을 7.8% 올렸다. 그런데도 지난해 상당수 주정회사는 주정 원재료인 타피오카 가격과 주정 제조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경영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주정값이 작년에 이어 또 오를 가능성이 큰 이유다. 제병업체의 소주병 공급 가격도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올랐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주세, 병 가격, 원재료 가격,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이 모두 겹쳐 인상요인이 상당하다”며 “지난해에도 인상요인에 비해 인상률을 높게 가져간 것이 아니라 부담이 쌓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류업체가 출고가를 인상하면 유통 과정을 거쳐 소비자가 사는 술 가격은 더욱 비싸질 수 있다. 작년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조사한 결과 55.4%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으며 이미 올린 업주들은 병당 500∼1000원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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