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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핀란드·스웨덴, 7월 이전 함께 나토 회원국 가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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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핀란드·스웨덴 3자 회의에서 뜻 모아

튀르키예 반대가 변수… 미 외교력 '시험대'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뮌헨 안보회의를 계기로 미국·핀란드·스웨덴 3국 정부 대표가 만나 올해 상반기 내로 핀란드와 스웨덴이 동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 가입해야 한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

세계일보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왼쪽부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3자 회의를 갖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뮌헨=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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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뮌헨 안보회의에 참가 중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3자 회동을 가졌다. 핀란드·스웨덴 양국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안보 불안을 토로하며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나토의 확장과 강화를 원하는 미국은 두 나라가 동서 냉전 당시부터 지속해 온 중립 노선을 포기하고 서방에 가담할 것을 적극 권유한 바 있다.

세 사람의 만남은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 논의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국제사회 시선은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 지연, 그리고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미국의 해법 쪽에 쏠렸다. 앞서 튀르키예(터키)는 자국을 대하는 스웨덴의 태도가 무례하기 그지없다며 “나토 회원국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두 나라를 분리해 핀란드 먼저 가입시키고, 스웨덴은 좀 더 지켜보자는 타협안을 내놓았다.

이날 3자 회의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마린 총리는 “빌뉴스 나토 정상회의 이전에 두 나라가 나토 회원국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는 7월11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점을 거론하며 그 전에는 양국 모두 나토에 정식으로 가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당연히 그렇다”고 화답했다. 올해 상반기 안에 두 나라가 나토 회원국 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미국이 외교력을 총동원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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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3자 회의를 갖기 전 깊은 상념에 잠겨 있다. 핀란드는 ‘나토 가입은 반드시 스웨덴과 동시에 한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핀란드 국내에는 “일단 우리나라 먼저 가입하자”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와 직접 국경을 마주한 핀란드는 그렇지 않은 스웨덴보다 안보 불안이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다. 뮌헨=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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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먼저, 스웨덴은 나중에’라는 분리 가입안이 해법으로 공공연히 거론되는 상황에서 스웨덴은 입장이 다급할 수밖에 없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나토에 가입하기 위한 과정을 핀란드와 함께 시작했다”며 “이제 우리는 핀란드와 함께 그것을 완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반드시 동시에 나토 회원국 지위를 얻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 셈이다.

일각에선 규모 7.8의 강진으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튀르키예가 결국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동시 가입을 수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벌써 4만명 넘는 사망자가 보고되고 경제적 손실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상황에서 핀란드·스웨덴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올해 중 있을 대선에 출마해 연임하길 원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으로서도 신속한 피해 복구만이 지지율을 높이는 길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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