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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백발 혁명에 긴장한 中, 코로나19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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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코로나로 재정 악화 및 복지 축소, 시위 사태 촉발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백지 시위', 즉 이른바 '백지 혁명' 촉발로 혼이 났던 중국이 이번에는 노인들의 '백발 혁명' 빈발로 고심하고 있다. 아차 하면 상황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에 뾰쪽한 대응 조치를 꺼내들기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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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퇴직 노인들의 이른바 '백발 혁명' 현장. 앞으로 전국적 현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제공=익명의 독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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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원래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시위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상식이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이 지독하리 만큼 철저하게 지켜졌던 지난해 말 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봉쇄를 비롯한 각종 방역 조치들에 진절머리가 났던 시민들이 참지 못하고 거리로 나선 것이다. 이때 이들은 "할 말이 많다. 너무 많아 모두 백지를 들고 나왔다"라는 의미로 너 나 할 것 없이 백지를 들고 나왔다. '백지 혁명'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깜짝 놀란 당국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었다. 12월 7일에는 급기야 눈에 확 띄는 아무런 사후 대책 없이 '무조건 항복'이라는 의미가 담긴 '위드 코로나' 정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과거 유례가 없었던 '백지 혁명'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었다.

이때의 감동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까, 이번에는 백발이 성성한 65세 전후의 노인들이 거리로 나섰다. 이들이 시위에 나선 이유는 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은 중앙 및 지방 정부의 열악해진 재정이 의료보험 급여 삭감 조치를 불러온 탓이었다. 한마디로 경제적으로 풍족하기 어려운 이들이 자신들의 밥그릇 속에 들어갈 밥이 줄어드는 것에 불만을 품고 나이가 무색한 거리 투쟁에 나섰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백지 혁명'에 빗대 '백발 혁명'으로 불리는 시위는 이번달 초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가장 먼저 발생했다. 이어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안산(鞍山)시 등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다른 지역이라고 노인들이 살지 않는 곳이 없는 만큼 앞으로는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하다. 이와 관련,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중관춘(中關村)에 거주하는 퇴직 교원인 마청궈(馬成國) 씨는 "아직 베이징은 의료보험 급여 삭감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라면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백발 혁명'이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 당국은 아직 대응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만간 원만한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는 '백지 혁명'처럼 사상 유례가 없던 '백발 혁명'은 대륙 곳곳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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