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민주당DNA로 내부총질" vs "金, 울산땅 투기"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오른쪽부터)가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주자들이 보수 불모지 광주를 찾아 서로 호남과 인연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기현 후보는 호남에서도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치를 펼치겠다고 강조했고, 안철수 후보는 '호남 인재 등용'을 약속하며 구애전에 나섰다. 후보 중 유일하게 호남 지역에서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하람 후보는 홈그라운드 강점을 부각했다.

국민의힘은 1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제주와 부산을 거쳐 광주에 상륙한 각 후보 지지자들은 이날 역시 행사 전부터 지지 후보를 연호하며 기싸움을 이어갔다. 직전 부산 합동연설회에서 '비표 배부 공정성' 논란이 일었던 탓에 이날 국민의힘 측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게 신경 쓰는 모양새였다. 이날도 김 후보 지지자들이 응원전을 주도한 가운데 안 후보와 황교안 후보 지지자들도 응원전에 동참했다.

김 후보는 "연포탕을 잘 끓여서 국민 대통합을 이뤄 총선 압승을 약속했는데 연포탕의 고향에 왔다"며 "국민의힘이 호남에서 지지받는 이유는 진심과 진정성인 만큼 이를 지켜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는 "당의 내부 사정도 모르고 살림도 모르고 당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소리는 말이 안 된다"며 "제가 당대표가 되면 어려운 광주 경제를 되살리고 광주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경쟁력을 강조했다. 경쟁자인 안 후보를 향한 견제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아직도 당내 더불어민주당 DNA를 가진 사람이 많다"며 "민주당식 프레임을 하며 내부 총질하는 걸 용납하겠느냐"고 안 후보를 저격했다.

안 후보는 "저는 호남에서 승리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며 "당대표가 되면 호남 지역 출신 지명직 최고위원을 두겠다"고 밝혀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안 후보는 "민주화운동의 핵심은 국가와 나라를 위한 헌신에 있다"며 "저 역시 많이 부족하지만 '헌신'을 삶의 기준으로 삼아왔다"고 민주화운동과 자신의 삶의 공통점을 강조했다.

특히 안 후보는 "단 한 가지 남은 소망은 총선 승리로 정권 교체를 완성하는 것"이라며 "당대표직을 대권 발판으로 삼을 생각도 없고 총선에서 승리하면 바로 당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 역시 "김 후보는 울산 땅 투기 의혹을 해명하라"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현재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 후보는 "호남 사람을 이용해 본인 입지를 강화해 보려는 정치 모리배들의 놀이터가 돼선 안 된다"며 "호남에서 사랑받는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진정성을 강조했다. 천 후보는 "국민의힘의 호남 전략은 단 하나,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생각하는 보수 이념과 가치가 호남에서도 구현되도록 당선자를 내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호남 당원들, 당협위원장들 들러리 세우지 않고, 스포트라이트를 강하게 비추겠다"고 밝혔다.

황 후보는 "당대표가 되면 비례대표로 3명의 국회의원을 내겠다"고 공략해 환호를 받았다. 황 후보는 "광역별로 전남·전북·광주 등 3곳을 대표하는 비례대표를 만들어 호남에도 (보수의) 기운이 돌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호남의 한을 제가 풀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추동훈 기자 /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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