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인근 먹자골목의 가스계량기/사진=김동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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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서울 종로구에서 중화요리집을 운영하는 문모씨(60)는 지난 1월분 가스요금 고지서를 받고는 손이 떨렸다. 지난해 평균 80여만원 정도 나오던 가스비가 지난해 12월 100만원으로 오르더니 지난달에는 120만원이 된 것이다. 문씨는 "달마다 20만원씩 가스비가 올라 무슨 일인가 했다"고 토로했다. 가스비 인상 소식은 뉴스로 접해서 알고 있었지만 막상 실제로 접하고 보니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게 문씨의 설명이다. 문씨는 "중국집이라 튀기고, 볶고 삶는 음식이 많아 가스를 많이 써야한다"며 "가스값이 이렇게 올라버리니, 요즘 불 쓰기가 많이 무섭다"고 말했다.
이른바 '난방비 대란' 속 소상공인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업무용 도시가스 요금은 주택용보다 많이 오르는 등 영업에 필수인 고정비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1800억원 규모 난방비 지원 대책을 내놨지만, 소상공인이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당, 헬스장 가스 요금에 시름
15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업무난방용 가스 도매요금 인상률은 57.6%로 주택용 인상률(42.3%)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1월 전기요금 또한 전년 대비 29.5% 올랐다. '난방비 대란'으로 서민의 고통이 커지고 있지만 더 큰 고충을 겪고 있는 쪽은 소상공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울 종로구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오경자씨(64) 또한 "평소에 30만원 밖에 나오지 않는 가스비가 74만원으로 늘었다"며 "보통 매출의 40%가 원가인데 지금은 절반이 훌쩍 넘었다. 야챗값 마저 올라 고통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더구나 소상공인은 일반 가정처럼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노력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직격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 용산구에서 돈가스집을 운영하는 김모씨(43)는 "소위 불을 쓰는 식당은 모두 피해를 봤다고 해도 무방하다"며 "추위 때문에 손님은 줄었는데 가스비는 더 늘어나는 기현상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헬스장 직원인 이모씨(32)는 "하루 종일 난방을 틀어야 하고 온수도 나와야 하는 업종 특성 탓인지 가스요금이 월 200만원 이상 늘었다"고 언급했다.
■자영업 단체 "지원 강화해라"
자영업자의 피해가 심해지자 관련 단체들은 정부 지원을 요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18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대다수가 난방비 지원을 요구했다. 가장 필요한 난방비 정책으로는 △소상공인 난방비 요금 할인 51.7% △긴급 소상공인 에너지 바우처 지원 35.7% △에너지 취약계층 소상공인 포함 등 법제화 9.8% 등이 선정됐다.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는 "자영업자의 평균 소득이 일반 근로소득에 못 미친 지도 한참이 됐다"며 "난방비 인상으로 고통받는 것은 취약계층뿐 아니라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실제 운영비 등을 감안해서 지원 대책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서민층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현출 건국대 교수는 "취약계층을 포함한 서민층의 경우 전기, 가스 가격 폭등 여파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다"면서 "폭탄 요금 직격탄을 맞고 있는 서민층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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