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핀란드·스웨덴 동반가입보다 빨리 가입하는 게 중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과 관련해 양국이 동시에 비준을 받는 것보다 가능한 빨리 비준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가입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핀란드만이라도 우선 가입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문제는 핀란드와 스웨덴이 동시에 비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양국이 최대한 빨리 모든 회원국의 비준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스웨덴과 핀란드의 동시 가입에 의미를 부여해왔던 나토의 기존 입장과 차이가 있다. AFP통신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처음으로 핀란드의 단독 가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발언은 튀르키예의 반대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랫동안 군사적 중립국을 유지해왔던 핀란드와 스웨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침공 위협이 커지자 지난해 5월 나토 본부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고 양국 동시 가입을 추진해왔다. 나토 가입을 위해서는 30개 나토 회원국 의회에서 모두 비준을 받아야 하는데, 튀르키예는 핀란드와 스웨덴이 자국이 테러리스트 단체로 규정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튀르키예는 특히 지난달 21일 스웨덴 주재 튀르키예 대사관 앞에서 반튀르키예 시위가 열린 후 스웨웨덴과 갈등이 격화되자, ‘핀란드의 가입만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스톡홀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긴밀한 방위협력을 이유로 동시가입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핀란드도 여전히 동시가입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달 실시된 핀란드 여론조사에서 스웨덴의 가입이 지연될 경우 핀란드가 먼저 가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양국 모두 정식 회원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면서 “양국 모두 최대한 빨리 비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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