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시내 북부 주민 압둘-라만(55)의 일가족 생존기
두 아이와 임산부 아내와 탈출.. 옆집은 잔해 속에
두 아이와 임산부 아내와 탈출.. 옆집은 잔해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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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시리아 알레포에서 2월 6일 새벽 강진이 일어났을 때 두개의 빌딩이 공유한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주민들의 생사가 갈린 비극적 사연을 신화통신이 취재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부 알레포 시내에 사는 알리 압둘-라만(55)은 집에서 자다가 새벽에 무너져 내리는 벽들 사이로 가까스로 탈출해 생존자가 되었지만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옆집에서는 생사가 엇갈리는 참변을 당했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알레포 시내 북부의 마샤르카 지역에 사는 그는 자기 집의 벽이 버텨주면서 두 아이와 임신한 아내 등 온가족이 살아남았다. 하지만 6층 건물인 이 벽의 다른 쪽에 사는 옆 건물 주민들은 대부분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파묻혀서 목숨을 잃었다.
"불과 몇 초의 시간차와 벽 하나로 우리는 최후의 순간을 비켜갔다"고 그는 신화통신 기자에게 말했다. 가족들이 깊이 잠든 새벽에 지진의 진동으로 먼저 잠이 깬 압둘라만은 아이들과 아내를 붙잡고 문 밖으로 급히 달려나갔다.
나가는 동안의 불과 2초가 무슨 일이 났는지 알게 될 때까지 마치 몇 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 특히 집 벽에 붙어 있던 옆 건물이 완전히 무너진 끔찍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 날은 폭우가 내리고 있어서 동네가 어떻게 변했는지도 모르는 채 이 가족은 비를 피할 곳을 찾아서 근처 공원으로 갔고 다음 날까지 그곳에서 보낸 뒤에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와 보니 빌딩의 전면은 완전히 무너져 사라졌고, 6층까지 상층부는 심하게 부서져 있었다.
충격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압둘-라만은 이웃과 친구들이 건물 잔해 밑에 파묻힌 것을 알고 구조대에 합류해서 주민들과 함께 잔해를 파고 사람들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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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이 가까스로 파낸 것은 평생을 함께 살아온 이웃들의 시신들 뿐이었다. 그 끔찍한 장면을 그는 절대로 잊지 못할거라고 했다.
"시리아 내전의 피해도 이렇게 심하진 않았다. 이번 지진이 전쟁 보다도 50배는 더 강하다고 느껴졌다. 이런 참혹한 장면은 잊기 어렵다"고 그는 탄식했다.
그는 집을 탈출하는 동안에는 어떻게 두 아이를 구할까, 어떻게 임신한 아내를 보호할까, 혹시 이들 머리위에 지붕이나 콘크리트가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 건물은 크게 파손되어 수리하기 전에는 살기 어렵게 됐지만 달리 방법이 없어서라고 했다.
"사람들이 들어가 잘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나는 노동자이고 매일 조금씩 벌어서 산다. 지금은 아이들 먹을 것과 옷을 사주기도 어렵다. 집수리는 생각도 못한다"고 압둘-라만은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은 아이들이 이번 충격과 트라우마를 견디고 인생이란 게 불과 몇 초안에 급변할 수 있는 덧없이 약한 것이라는 걸 이해하도록 잘 도와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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