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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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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국회는 또 전시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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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연설
文정권 인사·재정·입법·적폐청산
조목조목 꼬집으며 ‘내로남불’ 비판
안보·경제·저출생 위기 언급하며
“합의 정치로 국운 재도약 이끌어야”


매일경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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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가적 위기 앞에서 국회 전체의 각성을 요구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내로남불’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14일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 불신의 또다른 중요한 요인은 이른바 내로남불”이라며 “우리 정당들은 언행이 불일치할 때가 많고 이전과 이후가 다르고 여당일 때와 야당 때가 말이 다르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점은 특히 민주당에 두드러진다. 민주당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였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내로남불을 조목조목 짚으며 맹폭을 가했다.

우선 인사에 대해 “민주당은 병역 면탈, 탈세,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연구 부정행위 등등의 이유로 이명박 정부 17건, 박근혜 정부 10건에 대해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다”며 “민주당 정권 출범 초인 2017년 5월에 ‘5대 인사 배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지키겠다고 하더니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고위 공직 후보자 다수가 5대 비리 관련 의혹이 있었음에도 대부분 임명을 강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한 장관급 이상 인사가 무려 34명으로 역대 최다”라고 지적했다.

재정에 대해 “2015년 9월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2016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국가채무 비율이 재정건전성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GDP 대비 40%를 깨고 있다며 재정건전성 회복 없는 예산안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며 “하지만 집권 후에는 40% 기준의 근거가 뭐냐며 전례 없는 포퓰리즘 확대재정정책을 임기 내내 지속해 결국 국가부채 1000조 시대를 초래했고 2021년 말 국가채무 비율은 거의 46.9%에 달했다”고 날을 세웠다.

또 “테러방지법은 2016년 민주당이 야당일 때는 인권을 침해하는 악법으로 규정하고 무려 38명이 9일간 필리버스터까지 하였지만 집권 후 다수당이 되자 법을 개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여당이 된 2020년 9월에는 감염병 검사와 치료를 거부하는 행위를 테러로 간주하는 무시무시한 내용의 개정안까지도 냈다”며 “반대로 여당일 때는 관심조차 없다가 야당이 되자 입법을 서두르는 경우도 있다. 방송법,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허를 찔렀다.

적폐청산에 대해서도 “민주당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각 부처에 적폐청산 기구를 만들고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며 “그런 와중에서도 뻔뻔스럽게 민주당 정부는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있었다”고 공격했다. 이어 “검찰이 이 일로 문 정부의 몇몇 장관과 청와대 참모들을 기소하자 이번에는 민주당이 정치보복이라며 발끈하면서 ‘5년 단임 대통령제 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제도적 문제마저 기소로 앙갚음했다’며 말을 바꿨다. 참으로 편리한 기억력”이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에 죄를 지으면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 정문을 나서는 순간에 수갑을 채워서 구치소로 보내자고 했다”며 “그랬던 이재명 대표가 온갖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우기고 있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했던 민주당, 특히 이재명 대표가 이를 지킬지도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조국 사태에 대해선 “민주당 정권의 모든 국정 철학이 허위와 기만임을 남김없이 드러냈다”며 “조국 일가의 범죄는 모든 국민에게 깊은 분노와 좌절감을 안겼다”고 말했다. 이어 “조국 일가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친문세력의 행태는 더욱 놀라운 것이었다. 정권에 대한 현재와 장래의 검찰 수사를 막으려고 검찰 자체를 파괴하려 했다”며 “조국 법무부 장관의 후임이었던 추미애, 박범계 장관이 그 역할을 떠맡았다”고 아픈 곳을 찔렀다.

반면 한편으론 우리 정치의 반성과 함께 국가적 위기가 두렵다는 솔직한 고백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십여 년 전 어느 대기업 회장이 한국 정치는 4류라고 하여 큰 파문이 인 적이 있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도 우리 정치가 여전히 4류임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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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2.14 [한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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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 아직도 4류 부정 못해”
이와 함께 “5선 의원으로서 짧지 않은 의정생활 동안 지금처럼 자괴감과 두려움이 엄습한 적이 없다”며 “제가 전에 없이 두려움을 느끼는 까닭은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이 너무나 중차대함에 비하여 우리나라의 국가 의사결정 능력이 역부족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먼저 안보 위기에 대해 “지난 30년간 북한은 핵 개발 의지를 꺾은 적이 한 번도 없었고 계속 핵 개발 능력을 키운 결과 지금은 사실상 핵보유 국가가 됐다”면서 “반면 우리는 여야를 초월한 하나의 일관된 국가 전략 없이 보수와 진보 사이에 정권교체가 일어날 때마다 전략적 기조 자체를 바꾸었고 국론이 분열됐다”고 탄식했다.

또 “우리 철강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올해 10월부터 시범 운영될 EU의 탄소국경세에 대비하지 못하면 쇠퇴의 길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EU에서 2035년부터 시행할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는 우리 자동차산업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기후 위기도 걱정했다.

저출생에 대해선 “저출생은 소리 없이 나라를 죽이는 암이다. 지금 당장 저출생 추세가 멈춘다 해도 그동안의 진행만으로도 나라에 큰 상처를 남길 것”이라며 “국회도 절박한 마음으로 이 문제에 달려들어야 한다. 지난 17년간 우리가 한 노력이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까지의 방식대로 돈만 더 투입할 것이 아니고 다른 특단의 대책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고 역설했다.

윤석열 정부 3대 개혁 관련 “연금·노동·교육도 반드시 개혁되어야 한다. 개혁에는 기득권 포기와 희생이 따른다”면서도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이 문제들이 조기에 개혁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지속가능하지 않고 퇴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50년 쯤 뒤에 우리가 무능하고 무책임한 조상으로 기록될까 두렵지 않느냐”며 “우리 시대가 대한민국의 국운 재도약을 이끈 시대라고 후세에게서 칭송받는 정치 한 번 해볼 수 없나”고 호소했다. 또 “우리 국회는 진영정치와 팬덤정치의 위협에 맞서 합의 정치의 기반을 확대하고 국민통합의 중심이라는 원래의 위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에 대한 비판에 본회의장 곳곳에서 항의하는 야당 의원들의 고성을 지른 반면 여당 의원들은 간간이 박수를 치며 주 원내대표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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