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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남중국해 놓고 피 말리는 갈등…중국·필리핀 충돌 배경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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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서울신문

중국 해경선에서 발사하는 레이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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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부가 자국 해역에서 진행 중이던 군용 물자 보급에 중국 함정이 레이저를 겨냥하면서 승선원들이 일시적으로 시력을 잃었다고 주장하자 중국이 격하게 반응하는 등 갈등이 고조됐다.

중국 왕이망 등 다수의 매체들은 이번 사건 직후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한 필리핀 정부의 태도에 대해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방문한 이후 필리핀 내부 반중국 세력이 불안을 조장하려 하고 있다’고 해석하는 등 발끈하고 나섰다.

사건은 지난 6일 남중국해의 세컨드 토마스 암초 지역에서 군용 물자 보급 작업을 지원하던 필리핀 선박에 중국 함정이 레이저를 동원해 접근했고, 이에 대해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강하게 반발하며 ‘필리핀 주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시작됐다.

사건 직후 필리핀 정부는 성명서를 내고 ‘음식과 군용 물자를 필리핀 군인에게 공급하는 작업을 하던 중 중국 함정이 접근해 승선원들에게 레이저를 쏘았고, 이 일로 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도 “우리 해역에서 적법한 대응을 한 것”이라고 즉각 반박하며 “필리핀 선박이 허가 없이 국경을 침범해 법에 따라 중국의 주권과 해상 질서를 수호했을 뿐”이라고 주장해 갈등은 오히려 더 고조된 분위기다.

양국 사이에 충돌이 있었던 지역은 중국과 필리핀이 역사적 이유를 들어 자국 해역이라고 상반된 입장을 주장해오고 있는 남중국해다. 현재는 필리핀이 이 일대의 6개 섬을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있다.
서울신문

중국 해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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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은 필리핀이 점유한 해역에 대해 인정할 수 없으며, 지난 1999년 필리핀이 군함을 이 일대에서 고의로 침몰시킨 뒤, 정기적으로 해당 군함에 해경과 승무원을 배치시켜 보급품을 공급하는 불법 행각을 이어오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당시 사건에 대해 중국 매체들은 ‘필리핀의 이 방식은 매우 교활하다’면서 ‘1999년 당시 중국 해경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 못했는데, 이 점을 악용해 필리핀이 남중국해 일부를 점령했으나 현재는 낡은 군함에 제때 보급품을 공급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또 ‘필리핀 선박이 향후 추가로 보급품을 운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 해경의 순찰 인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필리핀은 미국의 지원 없이는 중국을 상대로 문제를 일으킬 수 없다. 최근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필리핀을 방문해 국방 협정을 확대하고, 결국에는 필리핀에 더 많은 미군 기지를 두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곧 필리핀이 중국과 미국 양국 전쟁에 휘말려 미국의 총받이가 될 뿐’이라는 수위 높은 비판을 가했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해경은 현장에서 매우 전문적으로 대응했으며, 사안에 대해 자제하는 태도를 유지했다”면서 “사건의 모든 원인과 결과가 필리핀 선박이 도발한 것에 있다. 오히려 국경 침범으로 큰 손실을 입은 것은 중국”이라고 했다.


임지연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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