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일 나토 국방장관회의…사무총장 "러 이미 대규모 공습 개시한 듯"
'고갈' 서방 무기 생산 확대 모색…우크라 호소 '전투기 지원' 기류 변화 주목
기자회견하는 나토 사무총장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이 사실상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이 더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회원국들을 향해 공개 촉구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 국방장관회의(14∼15일)를 하루 앞두고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가 전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전에 탄약, 연료, 예비 부품 등과 같은 핵심 역량이 반드시 우크라이나에 지원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속도가 곧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2월 24일)을 전후로 러시아가 대규모 공습을 재개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커지는 가운데 전황이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관련 질의에 "러시아가 (대규모 공습을) 이미 시작했다고 보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왜냐하면 푸틴 대통령은 막대한 병력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훨씬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특히 훈련이나 장비 등 전반적인 전력의 질적 측면은 우크라이나가 뛰어나다고 평가하면서도 "러시아는 병력 규모를 앞세워 전력을 보강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토, 우크라전 1주년 앞두고 30개국 국방장관회의 |
이번 국방장관회의를 계기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투기 지원을 둘러싼 회의적 기류에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근 유럽 순방에 나서 전투기 지원을 공개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독일을 비롯한 주요 서방 국가들은 그간 확전 우려에 소극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관련 질의에 "항공기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 중이고, 내일(14일) 회의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항공기에 대한 어떤 의견이 나오든 간에, 그것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전장에서는) 하루하루가 중요하므로 동맹들이 지원하기로 약속한 보병 전투차량, 장갑차, 주력전차 등이 가능한 한 빨리 우크라이나에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나의 최우선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AFP 통신은 복수의 나토 회원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국방장관회의에서 전투기 지원 여부에 관한 구체적인 발표가 나오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방이 처음엔 주력전차 지원 역시 일종의 '레드라인'으로 여겨 금기시하다가 최근 고심 끝에 지원하기로 한 것처럼, 전쟁이 더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전투기 지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밖에 나토 국방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각국의 무기고를 다시 채우기 위한 방안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전 여파로 각국의 무기 재고가 고갈되고 있다면서 방위비 지출 확대 방안과 생산 확대를 위한 방산업계와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의에는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나토 가입 절차가 진행 중인 핀란드·스웨덴도 참석한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주도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지원을 위한 '우크라이나 국방 연락그룹'(UDCG) 회의도 열린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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