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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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하이브가 경쟁사인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나서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하이브가 에스엠을 인수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케이(K)팝의 다양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시가총액 11조원에 이르는 한 기업이 엔터 산업을 주도해 나가면 중소기획사가 설 자리가 줄어들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 케이팝은 하이브·에스엠·제이와이피(JYP)·와이지(YG) 엔터테인먼트로 나뉘어 저마다의 색깔과 스타일을 갖고 경쟁하며 꾸준히 성장해왔다. 하지만 하이브가 지난 28년 동안 케이팝 시장을 개척해온 에스엠을 인수하게 되면, 음악 산업에서 하이브의 영향력은 절대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음악업계 관계자는 “소속사의 기획 방향은 가수의 음악과 스타일을 결정하기 때문에 한 기획사에 케이팝을 이끄는 가수들이 대거 소속돼 있으면 다양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여러 기획사가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라 대형 기획사가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는 전체 케이팝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도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니면 가수로 데뷔해서 이름을 알리기 힘든 구조인데, ‘빅4’ 구조가 깨지고 하이브 덩치가 더욱 커지면, 중소 기획사나 인디음악계는 더욱 설 자리가 좁아지고 다양성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초기의 하이브, 에스엠과 같은 기획사가 앞으로 더는 나오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케이팝 시장이 특정 회사나 가수에 의해 좌지우지될 단계는 지났다는 점에서 큰 파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하이브가 그동안 쏘스뮤직, 플레디스 등을 인수합병했지만, 인수한 기획사에 소속된 가수들의 색깔을 그대로 유지해왔다”며 “세계적인 케이팝 성장세를 봤을 때, 오히려 하이브가 에스엠을 인수하게 되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를 압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한류 열풍을 선도해온 에스엠이 후발 주자인 하이브에 인수될 상황에 놓이면서 에스엠 내부에서는 혼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05년 설립된 하이브는 1990년대 설립된 기존 ‘빅3’ 기획사의 후발 주자로 시작했지만, 비티에스의 성공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음악 산업의 판도를 바꿔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케이팝 1세대인 에스엠 시대가 저무는 것 같아 참담한 기분이 든다”며 “회사 내부에서는 이수만 대주주 겸 총괄 프로듀서가 지분을 하이브에 넘긴 것을 두고 ‘지극히 사적인 이익만 생각한 결정’이라는 의견과 ‘오히려 케이팝 회사가 에스엠 1대 주주가 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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