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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시신이라도 찾길"…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사망자 3.4만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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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지나며 시리아선 구조 대부분 중단

전염병·범죄 등 2차 재난 위험성도 커져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3만 4000명을 넘어섰다. 범죄와 전염병 등으로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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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시리아 소년이 집 잔해 위에 앉아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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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현지 재난당국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13일 오전 1시(현지시간) 기준 최소 3만 4179명으로 집계됐다. 튀르키예에서 2만 9605명, 시리아에서 4574명 이상이 사망했다.

매몰자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이 2~3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몰자 상당수가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우려된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예브게이냐 젤리코바 박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생존자가 줄어들 것”이라며 “오랫동안 (매몰자들이) 추운 날씨에 방치된 게 생존에 중요한 혈액 온도와 체온을 떨어뜨린 요인”이라고 알 자지라 방송에 설명했다. 튀르키예 안타키아에 사는 에르뎀 아바사울루는 “이제 7일째다. 모두가 지쳤다”며 “시신 한 구라도 더 찾고 싶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다”고 방송에 말했다. 시리아에선 생존자 수가 줄어들면서 피해 지역 대부분에서 구조 작업이 중단됐다.

전염병으로 인한 2차 재난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시리아에선 이미 지난해에만 콜레라로 100명 가까운 사람이 사망했다. 지진으로 식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콜레라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지적이다. 일란 켈만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교수는 알 자지라에 “재해 직후엔 기존에 있던 질병 위험도가 올라간다”며 “이미 시리아에 발생한 콜레라는 현 시점에서도 큰 우려이고 적절한 방역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튀르키예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치안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물과 식량, 생필품이 부족해지면서 약탈이 성행하고 있다. 안타키아에서 전자제품 매장을 운영했던 육셀 우준은 로이터에 “가게가 폐허가 됐다”며 “사기꾼과 도둑들이 가져갈 수 있는 건 다 가져갔다”고 토로했다. 튀르키예 법무부는 약탈 혐의로 57명을 체포했다고 12일 밝혔다.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에는 구호물자조차 제대로 도착하지 않고 있다. 지난주 세계보건기구(WHO)는 반군 장악 지역에 구호물자를 직접 제공하기로 시리아 정부와 합의했으나 아직 반군과의 논의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시리아 북부에 29만달러(약 3억 6774만원) 상당 구호물자를 전달하려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정부 통제 지역에서 대기 중인 상태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지원·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지금까지 시리아 북서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당연히 그들은 버림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잘못을 바로잡는 게 의무이자 책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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