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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불에서 경비를 서는 탈레반 전사 옆을 지나가는 여성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 조직원들이 2021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뒤 수도 카불에서 정부부처 등에서 '사무직'으로 전환된 이후 도시 생활을 갑갑해 하는 등 고초를 겪고 있다는 이색적인 분석이 나왔습니다.
10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비영리 연구기관인 '아프가니스탄 분석 네트워크'(ANN)가 이달초 발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도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전직 탈레반 전사들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ANN은 지휘관, 저격수, 부사령관과 전사 2명 등 전직 탈레반 요원 5명을 인터뷰하며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후 이들의 삶에 어떤 변화가 왔는지 조사했습니다.
ANN은 보고서에서 "탈레반들이 도시에 살며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곳(카불)에는 전사와 민간인, 마드라사(이슬람 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과 일반 학교를 다닌 사람,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공개하는 여성과 퍼다(이슬람 국가에서 외부 눈에 띄지 않는 여자들만의 별도 공간) 속에 살아가는 여성을 가족으로 둔 사람들이 한데 섞여 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전사의 삶을 살며 비교적 자유롭게 살던 텔레반들이 정권을 잡고 관리 등으로 직업을 바꾸면서 도시 생활에 적응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겁니다.
탈레반 전직 저격수이자 현재는 카불의 한 경찰서에서 일하는 후자이파(24)는 "전사로 지낼 때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았는데, 지금은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책상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한다"며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내무부에서 일하는 전직 부사령관 캄란(27)은 "지하드(이도교를 상대로 하는 이슬람 전쟁)의 시간이 그립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았다"며 "그러나 이제 대부분은 소박한 삶을 버리고 사무실에 갇혀버린 신세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탈레반 전사였지만 현재는 정부에서 일하는 압둘 나피(25)는 새로운 일을 위해 컴퓨터 사용법을 배워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직 업무가 많지 않아 많은 시간을 트위터를 하는 데 보낸다며 "나를 포함한 많은 무자헤딘이 인터넷, 특히 트위터에 중독됐다"고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홍영재 기자(y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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