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새 총재에 우에다 가즈오… 경제학자 출신"

제로금리 이론 설계·양적완화 정책 정통
"현재 완화정책 적절… 계속할 필요 있어"

일본 정부가 일본은행의 새로운 총재로 경제학자인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임명할 방침을 굳혔다고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우에다 전 심의위원의 2008년 7월 모습. 도쿄=교도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신임 일본은행 총재로 경제학자인 우에다 가즈오(71)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기용할 방침을 굳혔다고 현지 언론이 10일 보도했다. 현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임기는 오는 4월 8일까지로, 기시다 총리는 이달 14일 국회에 차기 총재 후보를 추천한다. 일본은행 총재는 국회 동의를 거쳐 내각이 임명한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은 도쿄대 이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금융정책 연구자다. 그는 모교인 도쿄대에서 경제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1998년 4월부터 2005년 4월까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심의위원으로 활동했다.

여태까지 일본은행 총재는 주로 재무성 출신 또는 일본은행 총재가 번갈아 가며 맡아 왔다. 구로다 총재가 재무성 출신이므로 다음은 일본은행 출신이 임명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의외의 인물이 내정된 셈이다. 일본 정부는 앞서 후임 총재로 아마미야 마사요시 현 일본은행 부총재에게 총재직을 타진했으나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에다 전 심의위원이 일본은행 총재로 취임하면 경제학자 출신으로는 첫 사례가 된다.

교도통신은 "일본은행과 재무성(옛 대장성) 이외 인사로는 1969년까지 총재로 일한 우사미 마코토 씨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NHK는 우에다 전 심의위원이 일본은행에서 제로 금리와 양적 완화 정책을 이론적으로 설계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일본은행 총재 기용설이 보도된 뒤 취재진에 "현재의 일본은행 정책은 적절하며, 금융완화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판단을 논리적으로 하고, 설명은 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2013년부터 10년 간 금리를 낮추고 국채를 사는 '2차원 금융완화' 정책을 통해 '아베노믹스'를 지지했다. 차기 총재는 이 정책의 출구를 찾으며 정상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