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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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변선진 기자] 방역당국이 코로나19 백신의 정례 접종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한다. 그 해 유력하게 유행할 변이 예측이 아직까진 어려운 데다가, 돈을 내고 백신을 맞아야 하면 안 그래도 낮은 접종률이 바닥을 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백신이 정례화 되면 고위험군은 1년에 2번, 일반인은 1년에 1번 접종을 할 가능성이 높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9일 백신 정례화가 되려면 “코로나19가 풍토병화돼 독감처럼 특정 계절에만 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겨울인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유행하는 독감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가 2월 말께 그 해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를 선정하면 각 제조사가 백신을 만들고 10월부터 접종을 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백신을 미리 만들어 놓으려면 변이도 예측 가능해야 한다. 예컨대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에 대응하는 개량백신을 만들었는데, 면역회피력이 뛰어난 다른 하위변이가 나타나면 안 된다는 얘기다. 오미크론 다음 변이인 ‘파이’가 생겨나면 상황은 아예 달라진다. 김 교수는 “독감은 1918년 스페인 독감 이후 25년 정도 지나서 백신이 만들어졌는데, 정례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코로나19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연구하는 작업이 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가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되는 것도 과제다. 국가예방접종사업은 백신 접종의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것으로, 현재 독감·결핵·A형간염·백일해·파상풍 등 17종의 질병에 한해 지원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정례화 되면 추후에 일반인은 접종 비용을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모더나는 최근 1회 접종 가격을 110~130달러(약 13~16만원)로 제시했다. 현재도 일반인의 동절기 접종률은 한 자릿수에 그치는데,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우려다.
올해 내로 정례 접종을 시행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적잖다. 방역당국이 1월 3주 확진자를 2주간 모니터링한 결과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각각 0.22%, 0.09%를 기록했다. 확진자는 줄어도 중증화율은 5주 연속 오른 데다, 6주간 0.08%를 기록하던 치명률은 다시 뛴 것이다. 80세 이상 치명률은 4일 기준 1.96%로 감염이 잘 되는 질병인 걸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백신 개발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국가도 아니기 때문에 해외 제조사의 동향 역시 변수가 된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백신이 개발되고 적기에 허가를 받고 적기에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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