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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금감원, 금융사 이사회 ‘대면 지도’ 추진…의장부터 직원까지 개별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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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2023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금융감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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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올해 핵심 과제인 금융사 지배구조 관리체계 강화를 위해 이사회 의장부터 실무 직원까지 각각 정기 면담을 실시한다. 대면 지도 방식으로 금융사 이사회 운영을 관리감독 하겠다는 것이다.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고, 명확한 규정이나 정량화된 지표가 없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올해부터 실시하는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은 일종의 ‘창구지도’를 통해 이뤄지게 됐다. 회사마다 자율 개선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공통적인 지침 등이 필요할 경우 향후 가이드라인 등을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배구조 관리체계 개선과 관련, 정례 면담 방식으로 이사회 의장부터 실무까지 급별 회동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장은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금감원 부원장보나 국장급은 다른 사외이사 또는 이사회 사무국 임직원들을 정기적으로 만나는 방식이다.

한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전반적인 이사회 운영뿐만 아니라 회사 현안에 대해 이사회와 논의하는 자리가 원장급에서 이사회 의장 간담회 형식이 될 수 있다”며 “부원장·부원장보·국장 등 각 레벨별로 보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여러 통로를 통해 이사회와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향을 결정한 것으로, 아직 경영진 및 이사회가 변화하는 시기라서 면담 일정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금융사 이사회 구성원들을 정기적으로 만나 이사회 운영 현황을 보고받고,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자율 개선 방안을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일종의 창구지도 형석인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사회 운영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 부분이 있고, 추가로 진행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실태 파악을 통해 문제점이나 모범사례가 나오면 은행과 협의해 개선 방안을 자율적으로 만들도록 할 수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지난 6일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에서 금융사 지배구조 관리체계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각 금융사 CEO(최고경영자) 등 내부 임원들의 입김에서 자유롭게 이사회가 운영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이 금융사 지배구조와 그 운영 행태를 상시적으로 감독하겠다고 나선 건 올해가 처음이다.

그동안 금감원은 해당 금융사의 검사가 끝난 뒤 이사회에 검사 결과와 개선 방안을 전달하는 수준에서 이사회와 접촉했다. 그러나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의 객관성 부족, 내부통제 실패 등의 고질적 문제가 반복되자 금융사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이사회 기능을 복원하고자 이사회와의 소통을 늘리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지배구조의 건전성과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특히 지배구조의 핵심인 경영진 선임 절차부터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가 경영진을 선임하는 절차가 객관성을 갖췄는지 살펴보고 취약한 부분이 있다면 금감원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CEO 후보군 검증 체계 표준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할 계획이다. 또, 금감원은 이사회의 독립성·전문성·다양성을 강화할 수 있는 개선 방안도 요구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사회 기능을 제고한다는 큰 틀에서 이사회 구성, 경영승계절차 진행 중 평가 비중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또 지배구조 관리감독 과정에서 명문화된 규정 등이 필요하다면 가이드라인 등을 제정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향후 행정지도 등의 방식도 취하겠다는 얘기다. “가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금융사 전체에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할 때 가이드라인 방식을 택할 수 있다”고 금감원 관계자는 밝혔다.

감독당국과 이사회 면담은 일러야 3월 말이 지나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지주 등 새로운 CEO를 선임한 금융지주가 있어 내달 예정된 주주총회를 거쳐야 이사회 구성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단, 올해 검사가 예정돼 있는 금융지주·은행의 경우 검사가 종료된 이후에 이사회 면담이 추진될 예정이다.

김유진 기자(bridg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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